경찰, ‘박사방’ 성착취물 재유포 행위 수사 착수

입력 2020-04-01 14:11 수정 2020-04-01 14:13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씨가 미성년자를 포함한 수십명의 여성을 협박해 제작한 성착취 영상이 조씨 구속 이후에도 여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계속 유통되고 있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n번방’과 ‘박사방’ 등에서 제작된 성착취물들을 재유포하거나 판매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 게시물 100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성착취물의 재유포 행위는 매우 중대한 범죄”라면서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강조했다. n번방 사건이 불거진 뒤에도 다른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이나 텀벡스 등 SNS를 통해 성착취물이 계속 유포·판매돼 사회적 논란이 일자 이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것이다.

조씨의 범행으로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도 조금씩 늘어나는 상황이다. 서울경찰청은 새로운 피해자 1명의 피해사실을 접수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로써 조씨 범행의 피해자는 75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또 피해자 26명의 신원도 확인했다고 설명해 피해자 조사를 통해 조씨 관련 수사에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박사방 유료회원들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되고 있다. 경찰은 조씨에게 가상화폐 등 금전을 지불하고 성착취물을 구매한 유료회원의 계좌와 SNS 계정 등을 추적하고 있다. 이미 국내 대형 가상화폐거래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상당한 자료를 확보한 상태다.


경찰은 또 조씨 소유의 스마트폰 2대의 비밀번호 잠금장치를 해제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씨가 현재까지 비밀번호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만큼 이 휴대전화에 유료회원 명단 등 핵심 자료가 들어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는 이스라엘 보안 업체가 만든 포렌식 장비를 동원해 휴대전화를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