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 급감해 지역경제 흔들

입력 2020-04-01 12:51
지난해 관광객으로 넘쳐나던 울릉도 도동항 모습. 울릉군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울릉도의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지역경제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1일 경북 울릉군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의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2만4164명 대비 1만8973명 감소한 519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비 20% 정도 수준이다.

울릉군은 올해 관광객 유치 목표를 50만명으로 잡았다.

지난해 3월 섬 일주도로가 개통하면서 2019년 관광객이 38만6501명으로 2018년 35만3617명보다 3만2884명(9.3%) 증가했다. 독도 방문객도 지난해 25만8181명으로 최근 수년 사이에 가장 많았다.

관광 관련 산업이 지역경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이제는 생계를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준비해 온 각종 축제·행사는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또 울릉도를 오가는 부정기노선인 울진 후포, 강릉 묵호 노선은 관광객 모집이 안 돼 운항을 중단했다.

주요 관광지는 임시 폐쇄되고 숙박시설과 식당, 특산품 판매장, 여행업체, 렌터카 업체 등 관광 관련 대부분 업소는 개점휴업 상태다.

울릉도 주민 조모(60)씨는 “지금 울릉도에서는 관광객을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숙박업소, 식당 등 관광객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가게들은 거의 다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배모(55)씨는 “관광객이 줄어 예년에 비해 매출이 10분의 1로 줄었다. 당장 죽을 지경이다”면서 “어쩔 수 없이 식당 문을 열고 있지만 답답하다. 이러다가 울릉도 경제가 전멸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라고 한탄했다.

4월부터 8월말까지 관광 성수기지만, 앞으로 피해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군은 1일부터 코로나19로 위기에 직면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역사회 지원과 경제 활성화 종합대책’을 수립·시행에 나서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울릉군은 코로나19 청정지역이지만, 전국적으로 위축된 소비심리에 따른 지역 관광산업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지역주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종합대책 시행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울릉도는 포항~울릉 항로를 운항하던 대형 여객선 썬플라워호(2394t·정원 920명)가 지난 2월 선령 만기로 운항 중단되면서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울릉=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