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4명 중 1명이 '무증상 감염자'라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마스크 권고 정책도 재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이날 미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꽤 많이 확인한 사실 중 하나는 감염자의 상당수가 실제로 무증상자라는 것”이라면서 “그 수는 무려 25%나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레드필드 국장은 “증상을 보이기 전에 아마도 최대 48시간 구강인두에서 바이러스를 내뿜고 다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어떠한 증상이 없으면서도 이 병의 전염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즉 무증상 전파자가 증상이 나타나기 전 이틀 동안 전파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일반인은 아프지 않다면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는 CDC의 기존 공식 지침에도 반하는 내용이다.
레드필드 국장은 인터뷰에서 CDC의 마스크 권고 정책을 재검토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자 “특히 새로운 데이터로 볼 때 이것은 심각하게 재검토되고 있다”고 인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브리핑에서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쓰도록 하는 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외에도 통계에는 집계되지 않은 무증상 감염자가 많을 수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23일 중국 정부 기밀문서를 인용해 중국 내에서 2월 말까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지만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을 나타내지 않은 무증상 환자가 총 4만3000여 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는 보도 전날 기준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8만1093명의 절반에 해당한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