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사진 3백장 놓고” 독일 교회의 코로나 방지 이색 예배

입력 2020-04-01 10:29
지난 29일 독일 아헤른 교구교회에서 호아킴 지에슬러 신부가 신도들의 사진이 놓여진 성당 앞 연단에서 설교를 진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종교행사 진행에 많은 차질이 생기자 신도 사진을 놓고 미사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신앙 활동이 등장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아헤른 교구교회에서는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신자들이 보낸 300장이 넘는 사진을 성당에 놓고 미사를 진행했다.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선택한 진행 방식으로 보인다.

독일에서는 지난 28일 5만30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유럽 내 세 번째로 감염자가 많은 발병지가 됐다. 이에 따라 독일 정부는 3명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이동 제한 명령을 내리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호아킴 지에슬러 신부가 29일 미사를 마친 뒤 신자들이 보낸 사진 앞에 서있다. [AP=연합뉴스]

해당 성당은 일요일 미사 마저 진행할 수 없게 되자 신자들은 자체적으로 자신들의 사진을 성당에 보내 “미사에 직접 참여할 수 없지만 사진이라도 올려 놓고 미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미국에서도 이색적인 풍경의 예배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 극장과 같은 형태의 ‘드라이브 인(Drive-in)’으로 불리는 일명 ‘자동차 예배’가 진행됐다.

노스캐롤라이나주 헨더슨에 위치한 한 교회에서는 지난 29일 자동차 예배를 진행했다. 교인들은 차 안에서 라디오 주파수를 맞춰 설교를 듣고 찬양을 따라부르며 예배를 진행했다. 잔디밭에서 예배가 열리기도 했다.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 연방 정부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강조한 데 따른 조치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한 교회 앞 마당에서 진행된 '자동차 예배(Drive-in)'에 참여한 한 신자가 목사의 설교에 손을 흔들며 '아멘'을 외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다양한 방법으로 종교 모임을 이어가는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국내 여러 종교 단체에서는 유튜브 채널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예배를 진행하고 지난 29일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한 교회에서는 ‘드라이브 인’ 형식의 자동차 예배를 진행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일부 교회 및 단체의 운영 중단을 강력히 권고하면서 새로운 형식을 모색한 것이다.

유승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