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문 지키던 솜브록, 의사 변신…코로나환자 돌본다

입력 2020-04-01 09:37
네덜란드 대표팀 선수단복을 입은 모습(왼쪽)과 의사로 변신해 코로나19용 보호복을 착용한 모습. 조이스 솜브록 소셜 미디어 사진 캡처.

조이스 솜브록(30)은 여자 필드하키계의 레전드 골키퍼다. 네덜란드 국가대표로 2011년 챔피언스트로피와 2014년 월드컵대회 우승에 이어 2012년, 2016년 두 번의 올림픽에서 각각 금, 은메달을 땄다. 2014년과 2015년에는 국제하키연맹이 주는 ‘올해의 골키퍼’ 상까지 받았다. 여자하키에서 네덜란드가 최강국의 지위를 유지한 데는 든든히 골문을 지키던 그의 공이 컸다.

국제하키연맹은 1일 홈페이지에 ‘네덜란드 최고 골키퍼였던 솜브록이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솜브록의 근황을 전했다.

화려한 선수 생활을 이어오던 솜브록은 2016년 리우올림픽을 마치고 은퇴했다. 은퇴 후의 삶은 지도자 대신 의사였다. 그는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자유 대학교에서 전공하던 의학 과정을 마치고 의사로 변신했다. 암스테르담 인근 알스메이르의 한 병원이 그의 일터다.
소셜 미디어 사진 캡처

솜브록은 아직 온전한 일반 의사는 아니다. 수련 과정 중으로 전화로 환자들의 건강 상태를 상담한 뒤 병원 치료가 필요한지 여부를 안내해주고 있고, 환자를 직접 만날 필요가 있을 때는 보호복을 입고 환자와 대면 진료를 하기도 한다.

솜브록은 국제하키연맹과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이 집에 머물러야 하는 상황 속에서 다른 이들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수련 과정이 많이 취소되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7월 개막을 앞두던 도쿄올림픽 연기에 대해서도 “올바른 결정”이라며 “한두 달 전만 해도 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솜브록은 “하지만 이후 바이러스가 워낙 빨리 퍼졌고, 대회를 준비한 선수나 관계자들에게는 충격이겠지만 모든 선수와 팬들이 건강하고 공정한 대회를 치르려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도쿄올림픽에 의료 지원을 맡아 참가할 예정이다. ‘팀NL 도쿄 센터’의 일원으로 도쿄에 가기로 한 솜브록은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고 스포츠 의학 관련 일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엄청나게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