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박사방’ 주범인 조주빈(25)이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새로 선임한 변호사에게 “조력을 받고 싶으니 사건을 맡아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주빈의 새 변호인인 법무법인 태윤 김호제(38·사법연수원 39기) 변호사는 31일 언론에 “조주빈이 본인이 한 잘못은 반성하고 있고 음란물을 유포한 점도 다 인정했다”며 “큰 죄를 지은 만큼 처벌에 대해 각오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김 변호사는 전날 오전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조주빈을 찾아가 약 40분간 접견했다. 이때 조주빈은 일부 혐의에 대해 인정하며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장시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회원수, 범죄 수익에 대한 혐의는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사건을 맡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 조주빈 아버지가 찾아와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맡게 됐다”며 “조주빈도 접견에서 ‘내가 변호사였으면 이 사건을 맡지 않았겠지만 꼭 변호를 받고 싶다’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조주빈의 아버지는 김 변호사에게 국선변호인에게 재판을 맡길 수 없다는 강한 뜻을 전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들의 구체적인 범행 사실이나 혐의 내용에 대해서는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한 차례 (조주빈의) 변호인이 사임했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조주빈의 혐의에 대해 전체적으로 알고 있는 상태에서 변호하게 됐으니 신뢰 관계가 훼손되지 않는 한 계속 변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조주빈을 변호했던 법무법인 오현 양제민(39·변호사시험 4회) 변호사는 지난 25일 사임계를 냈다. 조주빈 가족 접견 당시 들은 설명과 실제 혐의가 달랐다는 게 이유였다. 조주빈은 전날까지 진행된 3차례의 검찰 조사에서 변호인 없이 조사를 받았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