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21대 총선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전염성이 높은 코로나19 특성상 사람들이 모여 있는 투표소에 유권자들이 나오기를 꺼릴 것이란 예상이다. 당장 각국 이동제한 조치가 확대되면서 1일부터 시작되는 재외국민 투표도 절반 가까이 행사할 수가 없게 됐다. 정치권 안팎에선 2016년 20대 총선 투표율(58.0%)보다 낮은 50% 초중반 투표율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정당,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정당이 유리하다는 게 정치권의 정설이다. 유일하게 투표율이 60%를 넘었던 17대 총선 때 열린우리당은 152석을 얻었고,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18대 총선에선 한나라당이 153석으로 압승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총선은 세대별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 위성 비례정당 출현 등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의 불신이 겹쳐 단순히 투표율에 따라 유불리를 따지기 어렵다는 주장이 많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2년 전 6·13 지방선거에서 ‘파란 머리 염색’ 등 투표율 높이기 이벤트까지 벌였던 것과는 다르게 투표율이 낮게 나와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분위기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과거엔 소위 정권 심판, 정권을 혼내주자고 하는 욕구가 강할 때 투표율이 올라가는 현상이 있는데 이번 상황은 그런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이번 총선 승부가 중도층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보다는, 양당 지지층이 얼마나 결집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여론분석센터장은 “중도층이 투표할 선택지 자체가 부재한 상황”이라며 “중도층 이탈로 인한 투표율 저하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비례위성정당의 출현과 코로나19 사태 관련 정부 대응을 놓고 여야 대립이 극대화되며 정치 혐오와 무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무당층은 투표소에 안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민주당 핵심 지지층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선거 운동을 하는 게 효과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감염병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노년층의 투표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도 많다. 민주당 관계자는 “보수 성향이 강한 세대가 투표장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민주당 주 지지층인 젊은층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