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종료된 프로배구 V-리그의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다음 주 발표된다. 남자부는 나경복(26·우리카드)과 비예나(27·대한항공)가, 여자부는 양효진(31) 이다영(24·이상 현대건설), 디우프(27·KGC인삼공사)가 접전 양상이다. 누가 영예의 MVP 트로피를 안을지 관심이 모인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다음달 9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약식으로 시상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30일 마감된 30개 언론사 기자단 투표로 결정된 MVP 선수들은 이 자리에서 트로피와 상금을 전달받게 된다.
남자부에선 올 시즌 우리카드의 사상 첫 정규리그 1위를 이끈 레프트 나경복의 수상 가능성이 점쳐진다. 나경복은 5라운드 종료 기준 올 시즌 득점 6위(453점), 공격종합 5위(성공률 52.68%)를 차지했다. 국내 선수 중에는 득점 1위, 공격종합에선 정지석(25·대한항공)에 이은 2위다. 큰 키(198㎝)와 유연한 몸놀림으로 서브와 리시브 등 공·수 대다수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나경복이 MVP를 수상할 경우 2015-16 시즌 신인선수상 수상 이후 첫 개인 타이틀 수상이다. 우리카드 선수가 MVP를 받는 것도 사상 처음이 된다.
다만 또 다른 후보 비예나의 기록이 좋아 안심할 순 없다. 비예나는 올 시즌 득점 1위(756점), 공격종합 1위(56.23%), 서브 2위(세트당 0.553개)를 차지했고, 라운드 MVP만 5회 중 2회를 차지할 정도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다만 정규리그 1위 팀에서 MVP가 나오지 않은 시즌이 역사상 1번(2016-17 시즌 현대캐피탈 문성민)밖에 없다는 게 비예나의 발목을 잡는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3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가능하다면 우리 팀 선수가 MVP를 받았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이어 “경복이가 기본기·게임운영능력 측면에서 아직 보완이 필요하지만 장점이던 서브·블로킹 뿐 아니라 테크닉까지 좋아졌다는 건 기정 사실”이라며 “성격이 독하지 못하고 착한 면이 있는데 이번에 MVP를 받아 자신감이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여자부에서도 1위 팀 현대건설 선수들의 수상 가능성이 많다. 양효진은 리그 최고의 센터다운 모습을 올 시즌에도 보여줬다. 10년 연속 블로킹 1위(0.84개)에 센터임에도 득점 5위(409점)에 오르며 같은 팀 선배 황연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5000득점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이다영도 올 시즌 리그 최고의 세터로 자리를 굳건히 하며 현대건설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다양한 각도로 빠른 볼 배분을 성공시키며 3년 연속 세트 1위(세트당 11.323개)를 달성했다.
두 선수의 생애 첫 MVP 수상을 위협하는 건 디우프다. 그는 팀 득점의 43.47%나 책임지며 독보적인 득점력(1위·799점)을 과시했다. 다만 KGC인삼공사가 올 시즌 리그 4위로 저조한 성적을 거둔 데다 여자부도 역대 1차례(2005시즌 현대건설 정대영)를 제외하곤 항상 정규리그 1위팀에서 MVP가 나와 수상 가능성은 떨어진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양효진은 용병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할 때 팀을 이끌며 블로킹·공격에서 버텨줬고, 이다영은 자심감이 붙어 볼 배분·경기 운영능력이 지난 시즌에 비해 굉장히 좋아졌다”고 총평했다. 이어 “당연히 정규리그 우승팀이 (MVP를) 받아야 한다. 이다영은 앞으로 받을 기회가 더 많을 것이기에 (고참인) 양효진이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