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1.4% ,가계대출금리 2.9%…24년만에 최저

입력 2020-03-31 15:57

은행권의 가계·기업대출 금리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낮아진 데 따른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20년 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2.90%로 전월 대비 0.05% 포인트 하락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6년 1월 이후 최저치다.

또 집단대출 금리(연 2.75%)는 0.19%포인트, 보증대출 금리(연 3.02%)는 0.11%포인트, 일반 신용대출 금리(연 3.70%)는 0.13%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기업대출 금리의 경우, 한 달 전보다 0.13%포인트 내린 3.19%였다.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6년 이래 가장 낮았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0.16%포인트 급락한 연 2.96%, 중소기업은 0.13%포인트 내린 3.35%다. 가계·기업대출을 포괄한 은행권 전체 대출 평균금리는 3.08%로 0.11%포인트 내리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예금금리도 떨어졌다. 은행권 저축성 수신금리는 0.11%포인트 내린 1.43%로 2016년 10월(1.4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제2금융권의 대출·예금금리도 줄줄이 내렸다. 일반대출 금리는 상호저축은행이 연 10.08%(-0.55%포인트), 신용협동조합이 연 4.21%(-0.06%포인트), 상호금융이 3.67%(-0.07%포인트), 새마을금고는 4.20%(-0.02%포인트)다. 1년 만기 정기예탁금 금리는 상호저축은행이 연 1.99%, 신용협동조합이 2.09%, 상호금융이 1.79%, 새마을금고는 2.09%다.


한편 주요 은행들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의 5년 고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전주보다 0.13~0.16%포인트씩 올랐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금리는 내려갔지만,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금융채 장기물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는 지난 23일 1.688%를 기록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전 거래일인 지난 13일(1.535%)보다 0.153% 포인트 올랐다. 통상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금리도 내려간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제위기론이 급부상하면서 현금 확보 수요는 늘고, 채권 장기물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채권금리 상승’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은행권 평균 2.55%까지 떨어졌다.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하락한 영향이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