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종식 수준이라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이는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이 마스크를 벗고 시골 주민을 만났다. 의혹을 일축하고 중국인들에게 일상생활로 복귀해도 좋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31일 중국 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저장(浙江)성 안지현의 시골 마을인 위촌을 시찰하면서 길가에 나온 주민들과 담소를 나눴다. 마스크를 쓰지 않아 미소 짓는 모습이 온전히 카메라에 담겼다. 그가 마스크 없이 가까운 거리에서 주민들과 대화하는 모습이 공개된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시찰에서는 시 주석을 따르는 수행원들뿐만 아니라 주민들 또한 마스크를 쓴 사람이 거의 없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다름없는 평온한 광경이 연출된 것이다. 저장성은 시 주석이 2002~2007년 당서기를 맡았던 곳이다.
다만 시 주석은 이날 실내에서 주민들과 만날 때는 곧장 마스크를 착용했다. 수행원과 주민들도 시 주석과 같은 색깔·모양의 마스크를 썼다.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지만 마치 연출이라도 한 것처럼 실내외의 장면이 확연히 다른 것이다.
이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날 하루 동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8명이라고 밝혔다. 모두 해외에서 역유입된 환자지만, 현저히 낮은 수치에 당국이 확진자수를 은폐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실제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우한의 사망자 수가 공식 통계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우한시의 한 관계자는 SCMP와 인터뷰에서 “1월 중순부터 지난달까지 혼란스러운 시기에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일부 환자가 공식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중국 매체 차이신(財信)도 최근 우한 한커우 장례식장으로 유골을 운반한 한 트럭 운전사의 인터뷰를 전하며 그가 지난 25~26일 이틀 새 운반한 유골이 5000구에 이른다고 전한 바 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