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교육감 “협박 당한 선생님 못 지켜드려 사죄드린다”

입력 2020-03-31 11:48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페이스북 캡처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박사방’ 회원인 사회복무요원의 협박을 당한 교사에게 사죄의 말을 전하며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여아 살해를 모의한 사회복무요원에게는 단호한 조치를 내려달라고 사법당국에 호소했다.

이 교육감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생님 한 분에게 말로 할 수 없는 갖은 위협과 폭력을 휘두르고 고통과 압박을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가해한 사람을 신상공개해 처벌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42만명을 넘었다고 한다”며 “그 선생님을 지켜드리지 못한 것에 대해 교육감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또 “여러 선생님의 말 못할 고통과 어려움과 상처를 어떻게 보상해 드릴 수 있을까 마음만 답답하고 안타깝다”며 “제도적인 문제도 있지만 관리에도 역시 허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상처받으신 선생님을 위해 교육청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일이 다시는 학교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선생님들과 학생들과 논의해 구체적인 방안을 찾아보겠다”며 “청원 내용대로 즉각적이며 단호한 조치를 해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페이스북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이 교육감이 언급한 청와대 국민청원은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에게 여아 살해를 청부한 사회복무요원 강모(24)씨의 신상공개를 원한다며 29일 올라온 청원이다. 해당 청원은 31일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42만 9000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해당 청원자는 자신이 피해 여아의 엄마이자 사회복무요원의 고등학교 1학년 때 담임교사라고 밝혔다.

이어 2012년부터 지금까지 사회복무요원에게 협박과 스토킹을 당했다며 “늘 불안과 공포에 떨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에 커터칼을 들고 찾아와 교무실 밖에서 기다리거나 문자와 메신저로 딸에 대해 위협을 하는 등 그동안의 상황을 언급하며 “평생 들어보지도 못한 욕과 협박과 잔인한 말을 들으며 정신과 치료도 받아야 했다”고 토로했다.

사회복무요원 출신 강씨는 자신의 담임교사였던 여성의 아이를 살해해 달라며 조주빈에게 400만원을 건넸고 경찰은 이들에게 살인음모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서지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