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바깥 활동이 자제됨에 따라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들의 성장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반면 전 세계의 극장들은 기근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포브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16일 콘텐츠 공룡 디즈니가 만든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플러스의 북미 가입자는 전주보다 3배 급증했다. 포브스는 “전국적인 휴교와 맞물려 올해 들어 최고의 증가 폭”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190여개국에 가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도 가입자가 47%가량 증가했다. 최근 트래픽 폭증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한때 접속 장애를 일으킬 정도였다.
이런 변화에 영화들도 새로운 길을 모색 중이다. 드림웍스 새 애니메이션 ‘트롤: 월드투어’는 상업 영화로는 처음으로 극장과 VOD를 통해 동시 개봉한다. 북미에서는 다음 달 10일, 국내는 다음 달 2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청소년이나 어린이가 주 관람층인 애니메이션 특성상 가정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여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트롤: 월드투어’ 외에도 ‘더 헌트’ ‘인비저블맨’ ‘엠마’ 등도 VOD 서비스를 일찍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윤성현 감독의 영화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 없이 넷플릭스에서 독점 공개하기로 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26일 국내 개봉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을 미뤘던 ‘사냥의 시간’은 홍보 비용 등의 소진으로 고심하다 넷플릭스를 플랫폼으로 선택하게 됐다.
반면 전 세계 극장은 고사 위기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최대 극장 체인인 AMC는 1000여개 지점의 영업을 무기한 중단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주말(28~29일) 간 영화관을 찾은 관객이 12만명도 채 되지 않았다. 주말인데도 일일 관객 수가 5~6만명대에 머물렀으며, 평일 관객은 2만명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극장들은 저마다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는 전국 35개 직영점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