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여성과 연대했던 뮤지컬 ‘마리퀴리’

입력 2020-03-31 10:04
이하 라이브(주) 제공

뮤지컬 ‘마리 퀴리’가 유종의 미를 거뒀다. 공연 막바지까지 관객 발걸음이 이어지며 폐막을 앞둔 일주일간 전 회차 매진을 기록했다.

29일 폐막한 마리 퀴리는 웰메이드 여성 서사극으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꼽히는 마리 퀴리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여성, 이민자라는 사회적 편견 속 역경과 고난을 이겨낸 삶을 조명하면서 두려움에 맞선 여성 과학자의 성장과 극복 과정을 녹였다.

특히 이번 재연에서는 라듐 발견이라는 위대한 업적 이면에 라듐의 위해성으로 인해 고뇌하는 마리 스클로도프스카 퀴리와 동료의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라듐시계 공장 직공 안느 코발스키의 서사를 대폭 강화했다. 극의 중추가 되는 두 인물의 연대는 위로와 용기로 남았다.



본격 여성 중심 서사극으로 입지를 단단히 한 마리 퀴리는 계급도 권위도 없는 연대로 쌓은 여성 서사였다. 남성 배우 중심의 작품이 주류인 뮤지컬 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여성 과학자이자 인하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윤진희 교수는 “물리학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시련을 겪었는데 이 극을 보면서 위로를 받았다”며 “과학자로서의 자세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에는 특별한 행사도 마련했다. 이날 전 관객에게 빵과 장미를 선물했다.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열악한 작업장에서 화재로 숨진 여성들을 기리며 미국 노동자들이 궐기한 날이다. 1975년에 UN에서 세계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하여 공식 지정한 기념일로 당시 여성들은 생존권을 의미하는 빵과 참정권을 의미하는 장미를 들고 거리로 나왔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