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학 시기와 방식을 31일 발표한다.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전면적인 등교 개학(교실 수업)은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교육부는 고3 학생 혹은 고교생부터 개학하거나 한 차례 더 개학을 미루는 방안, ‘온라인 개학’(원격 수업을 정식 수업으로 인정) 질을 높이는 방안 등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조정 가능성이 높은 대입 일정도 함께 발표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30일 “다음 달 6일 전면적인 등교 개학은 하지 않기로 했다. 학년이나 학교급(초·중·고)별로 개학 시점을 달리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며 “어떻게 하면 원격 수업의 질을 교실 수업에 준하도록 끌어 올리느냐도 중요한 논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일(31일) 발표는 정해졌으나 발표 시간은 좀 더 조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이날 오전부터 회의를 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저녁 늦게까지 막판 조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3 혹은 고교생부터 온라인으로 개학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교생의 경우 대입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에 더 이상 학습 공백을 방치하기 어렵다. 또한 고교생의 경우 원격으로 수업이 진행되더라도 몰입도가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고3뿐만 아니라 고1~2 학년도 학교생활기록부를 신경 써야 하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실시간 쌍방향으로 진행하는 원격 수업의 경우 수행평가와 학생부 기재를 허용했다.
다만 짧은 시간에 교사·학교들의 수업 격차를 어떻게 줄일지가 관건이다. 원격 수업은 학교 여건에 따라 다르며 교사 역량은 천차만별이다. 이미 온라인 공동교육과정(복수의 학교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소인수 과목 수강) 등을 통해 원격 수업이 익숙한 교사들도 있지만 생소한 교사들이 더 많다. 온라인 개학은 단순히 온라인 수업을 듣는 게 아니라 ‘배운 것’으로 간주하므로 추후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따라서 개학을 한 차례 더 미뤄 학교 현장이 원격 수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온라인 개학이 불가피하더라도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불안하다. 모든 시스템이 정비될 때까지 (개학을) 늦춰달라”고 요구했다. 온라인 개학이 현실화될 경우 초등학교 저학년생과 장애학생, 저소득층 학생, 과밀학급 학생 등의 수업권을 어떻게 보장할지도 교육부가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대입 일정 변경안이 발표될지도 주목된다. 정부는 개학 일이 확정되면 대입 일정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교육부가 온라인 개학 날짜를 확정하면서 조정된 대입 일정이 공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시일정 연기와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마감도 8월 31일에서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전국 고교 교원 963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86.6%가 수능·입시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