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입국자 집중격리 기간을 7일로 단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중국 내에서 제기됐다. 중국 내 경제활동 정상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는 코로나19 무증상 환자나 감염 후 회복된 환자도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30일 중국 관영 CGTN에 따르면 중국 최고의 호흡기 질병 권위자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는 코로나19 방역 조치와 관련, 입국자 집중격리 기간을 14일에서 7일로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 원사는 “입국자를 14일간 격리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 대한 전염을 피하는데 충분히 길다”며 “하지만 이 방법은 장기간 사용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다른 나라와 교류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입국 후의 격리 기간을 단축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7일 정도로 단축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현재 입국자 격리 기간을 줄이면서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을 놓고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고 있지만, 무증상 감염자나 치료를 받고 회복한 환자라도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의 인민해방군(PLA) 종합병원과 미국 예일대 의대 과학자들로 이뤄진 공동 연구진은 가벼운 증상의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회복한 환자라도 그 절반은 최장 8일 동안 바이러스를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공동 연구진은 지난 1월 28일부터 2월 9일까지 인민해방군 종합병원에서 치료받은 코로나19 환자 16명에 대해 회복 후 바이러스 활성 상태를 검사했다.
중위 연령이 35.5세인 이들 환자는 고열, 기침, 인후통, 호흡 곤란 등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뒤 았고, 치료 후 PCR(유전자 증폭) 검사에서 최소 두 차례 연속해 음성으로 나온 회복 환자였다. 대부분 환자의 잠복기는 5일이었고 증상 지속 기간은 평균 8일이었다.
그러나 증상이 사라진 뒤에도 절반의 환자는 짧게 1일에서 길게는 8일 동안 바이러스를 배출했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인민해방군 종합병원의 셰리신 교수는 “증상이 가벼워 치료받고 회복한 환자도 최소 2주 동안은 자가격리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예일대 의대 전임강사인 로케시 샤르마 박사는 “치료받고 증상이 없어진 환자의 약 절반이 계속해 바이러스를 뿌리고 다니는 셈”이라며 “감염 정도가 심할수록 바이러스 배출 기간이 길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말까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무증상 환자가 4만3000여 명이나 됐고, 이들은 격리 조치돼 모니터링을 받았으나 중국 정부의 확진자 공식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리커창 총리는 26일 열린 코로나19 영도소조회의에서 “사회에 깊숙이 파고들어 의심환자, 무증상 감염자 등을 찾아내야 한다”며 무증상 환자 등에 대한 경계심을 당부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