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와 배구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조기종료를 확정지은 실내 프로스포츠 종목이 뒷수습에 몰두하고 있다. 선수들의 다음 시즌 임금뿐 아니라 외국인 선수, 중계권료, 비시즌 일정 등 쉽게 방향을 정하기 어려운 사안들이 산재해있다. 일각에서는 사태가 가을까지 가라앉지 않으면 다음 시즌 일정까지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30일 한국농구연맹(KBL) 관계자에 따르면 KBL은 다음주 중 이사회를 열 가능성이 높다. 지난 26일 각 구단 사무국장들이 모여 논의했던 사항을 추가로 고민하고 확정하는 자리다. KBL 관계자는 “이사회가 열리더라도 한 번에 모든 안건이 확정될지는 알 수 없다”며 “부분적으로 이월되거나 검토를 계속하는 안건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가 먼저 확정지을 건 FA 시장 일정과 다음 시즌 샐러리캡(팀 연봉 총액 상한)이다. 통상 FA 시장은 시즌 종료 직후 열리지만 이번에는 시장이 언제 열릴지를 이사회가 직접 결정지어야 한다. 샐러리캡은 지난해 1억원을 인상해 25억원이 됐지만 현 시점에선 동결이나 삭감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연봉과 수당 지급 등 올 시즌 임금 관련 문제는 논의가 길어질 수도 있다. KBL 관계자는 “각 구단이 보완이 필요한 법률사항을 알려달라고 요청해와서 앞으로 공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외 계약 미이행이 불가피해진 중계권료 보상, 통상 우승팀이 맡던 다음 시즌 타이틀 스폰서 문제도 조율이 필요하다.
실내 프로스포츠 중 먼저 시즌 조기종료를 결정지은 여자 프로농구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30일 보상 FA 대상 16명 명단과 협상 일정을 발표했다. 지난 20일 이사회에서 일찌감치 논의를 끝낸 덕분이다.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중계권료 보상 문제는 다음 시즌 한 라운드를 더 추가하는 등의 방안이 거론된다. 제도개선위에서 논의가 진행중인 외국인 선수 제도 유지 여부도 코로나19로 인한 구단 피해 정도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연봉·수당 등 문제는 WKBL 운영팀과 구단 실무진이 협의를 진행 중이다.
WKBL 관계자는 “본래 비시즌 기간인 5월부터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3대3 농구대회를 진행하려 했지만 현재로서는 어렵다”면서 “코로나19 유행이 더 길어진다면 다음 시즌 일정까지도 영향을 주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며 걱정했다.
프로배구 V-리그에서는 외국인 선수가 이슈다. 당초 한국배구연맹(KOVO)은 다음달 중순까지 체코 프라하에서 다음 시즌을 대비한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트라이아웃은 구단들이 한 자리에 모인 외국인 선수들의 뛰는 모습을 직접 보고 선수를 선발하는 자리다. 그러나 체코 정부가 외국인 입국을 일부 제한하면서 사실상 가능성이 사라졌다.
이 때문에 다음 시즌에 한정해 외국인 선수 없이 리그를 치르자는 주장, 자유계약으로 각 구단이 알아서 외국인 선수를 구하자는 주장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KOVO는 비디오 영상으로 외국인 선수를 뽑자는 안을 내놓았다. 각 구단 관계자들이 다음달 2일 실무위원회와 9일 이사회를 거쳐 최종안을 결정하고 5월 중순쯤 선발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영상으로만 선수를 뽑기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며 “(외인들의 활약도가 괜찮았던) 상위권 구단들은 기존 선수들과 재계약을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조효석 이동환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