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차이나’ 코로나19 의료물품 각국서 ‘퇴짜’ 속출

입력 2020-03-30 16:38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 전염병의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훠선산(火神山) 병원을 방문해 의료진과 환자를 화상을 통해 격려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산 의료용품의 품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신뢰성에 금이 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의료용품까지 ‘메이드 인 차이나’ 석권을 노렸던 중국의 목표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 마스크 등 관련 의료물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중국 기업들은 코로나19 의료물품 특수를 노리고 진단키트와 마스크를 포함한 의료물품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생산하는 중국 ‘난징 라이밍 바이오 프로덕트’는 “이란,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헝가리 등에서 주문이 쏟아지고 있어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공장을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품질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의료물품을 수출하는 중국 기업의 대다수가 중국 보건 당국의 판매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제품 수출에만 서두르고 있다. 유럽 각국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출하는 중국 102개 기업 중 중국 보건 당국의 자국 내 판매 승인을 받은 기업은 21곳에 불과하다.
에티오피아 정부 관계자들이 22일(현지시간) 중국 광저우에서 마스크와 진단 키트를 포함해 모두 600만점의 의료물품을 싣고 수도 아디스아바바 공항에 도착한 화물기를 맞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생산한 의료물품에 대한 신뢰도에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일부 국가에선 중국산 제품에 대한 ‘퇴짜’를 놓기도 했다.

스페인 전염병·임상 미생물학회(Seimc)는 중국 ‘선전 바이오이지 바이오테크놀러지’ 사(社)에서 수입한 코로나19 진단키트의 검사 정확도가 80%에 이른다고 선전한 데 비해 정확도가 30%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시 정부는 이 회사의 진단키트 사용 중단을 결정했으며, 스페인 정부는 회사 측에 제품 교체를 요청했다.

체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체코에서도 중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의 결과에서 80%가 오류가 난 것을 발견했다. 중동 현지 언론 역시 중국에서 수입한 코로나19 진단키트의 검사 정확도가 30~35%밖에 되지 않아 터키 정부가 사용을 거부한다고 전했다.

필리핀에서도 중국이 기증한 코로나19 진단키트 중 일부가 낮은 정확도를 보였다는 마리아 로사리오 베르게이어 필리핀 보건부 차관의 주장으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만 불량인 것은 아니다. 네덜란드 보건당국은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중국에서 마스크를 수입했지만, 품질 기준에 미달해 전량 리콜 조치했다고 28일 AFP통신이 전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