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1주년 한국이 제일 빠르긴 한데…

입력 2020-03-30 16:27
SK텔레콤 모델들이 SK텔레콤이 6개 알뜰폰 사업자에게 5G 망을 개방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국내 이동통신사가 다음 달 3일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 서비스 시작 1주년을 맞는다.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5G는 서비스를 시작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접속 가능 범위와 속도 모두 경쟁국들을 앞서고 있다. 무선네트워크 품질평가업체인 오픈시그널은 한국의 5G 접속률(지난해 10월 기준)은 20%라고 밝혔다. 독일, 스위스(이상 10%), 스페인, 호주(이상 6%), 영국(4%), 미국(1%) 등을 월등히 앞섰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루트매트릭스에 따르면 미국 1, 2위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과 AT&T는 5G 이용 가능 범위가 각각 최대 3.1%와 최대 9.5%에 머무른다. 반면 한국의 5G 이용 가능 범위는 수도권은 60∼70%, 시군구 단위도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운로드 속도도 한국이 앞선다. 해외 통신사들은 빨라도 300Mbps 전후이지만 국내 5G 속도는 평균 500∼900Mbps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5G 서비스 수준은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 5G 이용자는 30일 “3G에서 4G 통신으로 갈아탔을 때는 매우 큰 만족감을 느꼈는데 지금은 5G가 4G보다 좋은 게 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 이유는 일단 접속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전국 대다수 지역에서 접속이 원활하지 않고 수도권에서도 실내로 들어가면 5G가 끊긴다.

또 5G로 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도 별로 없다.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클라우드 게임 등 전용 콘텐츠는 아직 초보 단계다. 통신업계는 당초 지난해 5G 가입자가 5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5G 가입자 수는 495만8439명이다(표 참조).

이통사들은 안정적 5G 망 구축과 전용 콘텐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5G의 특징인 ‘초고속·초연결’이 실현되려면 5G 전용 주파수인 28㎓ 대역이 개통돼야 한다. 통신 3사는 전국 85개 지역에 5G 기지국을 구축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올해 ‘5G 클러스터’를 240곳으로 확대한다. 또 6개 알뜰폰 사업자에게 5G 요금제를 도매로 제공하고 5G 망을 알뜰폰에 개방한다.

실내에서 5G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공항, 백화점 등에 인빌딩 2000여개 설치할 예정이다. KT는 지난해 경부·호남·서해안·영동고속도로 전 구간, 6개 공항 등 누적 500개 건물에서 인빌딩을 구축했다. LG유플러스는 28㎓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기지국 투자를 시작한다. 정부는 오는 11월 서울과 6대 광역시, 85개 시·도 주요 행정동을 대상으로 통신 품질을 평가한다.

SK텔레콤은 MS와 협업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혼합현실 콘텐츠 제작 시설인 점프 스튜디오도 운영한다. 점프 스튜디오는 AR과 VR의 기술적 장점을 융합해 홀로그램 같은 3차원 콘텐츠를 만든다. KT는 오픈베타 서비스 중인 ‘5G 스트리밍게임’은 올 상반기에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강주화 김성훈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