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덕식 판사, n번방 재판 안돼”…법원서 기습 시위

입력 2020-03-30 16:00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민중당 당원들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만들어 공유한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재판을 맡은 오덕식 판사의 교체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의 공범 이모(16)군 사건 재판을 맡은 오덕식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교체해달라는 기습 시위가 벌어졌다.

민중당 당원 5명과 유튜버 2명은 30일 오전 10시10분쯤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1층 로비에서 “오덕식 판사를 교체하라”, “박사를 키운 건 판사다”, “‘n번방’을 키운 것은 법원” 등 구호를 외친 뒤 연좌시위를 벌였다.

이에 법원 측은 “시위자들이 예고없이 법원에 몰려왔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이군 사건을 맡은 판사를 바꿔 달라는 취지의 민원을 접수하러 왔다가 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한 것”이라며 “업무방해나 폭력 등 형사 사건에 해당하지 않아 이들을 현장에서 체포하지는 않았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텔레그램에서 ‘태평양’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한 이군은 조주빈과 함께 사건에 가담하고 ‘태평양원정대’라는 별도의 단체대화방을 만들어 성착취물을 유포한 혐의도 받는다.

현재 오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제작·반포 등 혐의로 기소된 이군 사건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오 부장판사가 2018년 배우 겸 가수 고(故) 구하라씨를 불법 촬영, 폭행·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최종범씨의 1심 재판을 맡아 불법촬영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는 등 과거 성범죄 처벌에 소극적인 판결을 한 사례가 알려지며 n번방 관련 사건 담당 재판부에서 오 부장판사를 제외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n번방 사건 재판에서 오덕식 판사를 제외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나흘 만에 40만명의 참여를 돌파했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