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또 연기된 부산세계탁구선수권, 관계자들도 ‘진땀’

입력 2020-03-30 14:53 수정 2020-03-30 14:54
조대성(오른쪽)과 장우진(오른쪽 두번째)이 지난달 1일 독일 마그데부르크에서 열린 독일 오픈 남자 복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린가오위엔-마룽조를 누르고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국제탁구연맹(ITTF)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하반기까지 모든 국제대회를 미루기로 했다. 2020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야심차게 준비하던 탁구계 관계자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코로나19 상황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국제탁구연맹(ITTF)은 30일(한국시간) 집행위원회를 열어 6월 30일까지 예정돼 있던 모든 대회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당초 이달 22~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세계선수권은 6월 21~28일로 이미 한 차례 개막을 미룬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또 다시 일정이 밀리게 됐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은 세계선수권 조직위원회를 통해 “선수단과 임원, 탁구팬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세계선수권이 불가피하게 연기되지만 대회 자체가 취소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ITTF의 확약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한탁구협회와 조직위, 부산시는 다음달 15일 열릴 ITTF 차기 회의를 앞두고 벡스코와 대관 일정을 조율 중이다. 9월 말이 대회 개최 시점으로 유력하다. 대회가 연말에 치러질 경우 벡스코 대관이 더 힘들어지고 난방비 등 추가 비용이 들게 된다. 내년엔 미국 대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올해 안에는 꼭 대회가 종료돼야 한다. 조직위 관계자는 “벡스코도 대관 일정이 빽빽해 조율 중인 상태”라며 “10일 안에는 결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탁구 100년사 최초로 세계선수권 개최를 준비하던 탁구계 관계자들은 잦은 일정 변경에 맥이 빠졌다. 대회는 원래 어제(29일) 87개국 1400여명의 참가로 막을 내렸어야 할 상황. 50여명의 조직위 직원들은 대회를 치르지도 못하고 짐을 싸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인건비·운영비가 감당이 안 돼 이달 31일부로 철수하기로 했다”며 “6월 말 개최였다면 직원들의 계약도 연장됐겠지만, 부족한 예산 탓에 4월부턴 직원 대부분 무직 상태가 된다”고 토로했다.

조직위 직원 중 탁구협회 파견인력 3명과 부산시 공무원 3명만이 협회와 시청으로 복귀해 한동안 대회를 준비한다. 대회 일정이 9월로 확정될 경우 탁구협회는 7월 쯤 다시 필요 인력을 재 선발할 방침이다. 박창익 탁구협회 실무부회장은 “코로나19 상황에 많은 국가가 불참하는 반쪽짜리 대회를 치를 상황이었다”며 “현재 70~80% 준비를 완료했는데, 남은 기간 안전하고 완성도 높은 대회를 치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지난 주말 진천선수촌에서 퇴촌해 각자 소속팀에 돌아간 상태다. 3월 초 카타르오픈 참가가 좌절된 뒤 3개월 동안 해외에 머물며 훈련할 계획이었지만, 3월 호주 전지훈련 이후 입국 금지 국가가 늘어나자 대표팀은 지난주까지 진천에서 훈련했다. 선수들은 5주 후 다시 진천에 소집돼 세계선수권을 목표로 훈련할 전망이다. 대표팀은 아직 혼합복식 쿼터를 따지 못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