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한·일 코로나19 대응 방식 효과, 결과가 말해줄 것”

입력 2020-03-30 14:33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일본 도쿄 관저에서 코로나19 발생에 대한 일본의 대응 기자회견을 갖고 손짓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대량으로 진행하고 있는 한국과 선택적으로 진행하는 일본의 방식을 29일(현지시간) 비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어떤 대응 방식이 더 효과적일지는 결과가 말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30일 오전 9시 기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 기준으로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9583명, 사망자는 152명이다. 반면 일본의 확진자는 1866명, 사망자는 54명이다. 이 집계에는 요코하마(橫浜)항에 정박했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발생한 확진자 712명이 빠졌다.

WP는 이날까지 한국은 인구 5000만여 명이며, 39만4000명 이상을 검사했고 일본은 한국보다 인구수가 2배임에도 4만8000여건의 검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현재 ‘표적 검사’를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정부 지침에 따라 노인이 아닌 환자들은 나흘 동안 열이 지속하지 않으면 병원을 찾지 말라고 권하고 있다. 또한, 의사 요청 없이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이 의료 시스템의 한정된 자원을 가장 도움이 절실한 중증 환자에 집중해 사망자 수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도쿄의 시나가와 역에서 2일 코로나19 발생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출근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의사회는 지난 18일 코로나19 검사를 권했음에도 보건소가 이를 거부하는 사례가 290건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시타니 히토시(押谷仁) 도호쿠(東北)대 바이러스학 교수는 "많이 아픈 게 아니라면 보건시설에 가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일본 후생노동성 자문위원회에 속한 히토시 오시타니 도호쿠대 바이러스학 교수는 “젊은 사람 가운데 증상이 없는 사람이 여럿 있으므로 코로나19에 걸린 모든 사람을 발견하는 일은 어렵다”며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대기실에 머무는 것이 오히려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태가 위중한 이들에게 더 집중해야 한다”며 “가벼운 증상이면 그냥 집에 머무르라”고 조언했다.

마사히로 가미 의료 거버넌스연구소 이사는 “감염의 정도와 정보 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람들이 잘못된 안전 의식을 가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이달 도쿄 주민들은 벚꽃놀이를 위해 공원과 식당, 술집에 모여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 봄꽃축제가 취소되는 가운데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봄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뉴시스

한국 상황은 일본과는 달리 적극적인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가 지정한 민간병원에서도 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차에 탄 채로 검체를 채취하는 차량 이동형(드라이브 스루) 검사가 가능하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황승식 교수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적절한 진단은 환자가 예방조치를 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환자 동선을 추적하고 기록하는 게 의료시스템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환자들을 내버려 두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비효율적이다”고 말했다.

한국은 초기에 확진자 수가 급증했지만, 최근 몇 주 동안 추가 감염 속도를 현저히 늦췄다. 일본은 한국보다 더 통제된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 며칠 동안 200건의 새로운 확진자가 나오며 도쿄 거리가 마침내 텅 비기 시작했다.

미 백악관 코로나 대책본부(태스크포스)는 미국 검사 능력이 꾸준히 향상해 28일까지 89만4000건의 검사를 완료했다. 동시에 미 당국은 증상을 스스로 관리 할 수 있을 정도면 집에 머무르라고 전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이달 초 “모든 미국인은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지만, “코로나19 증세가 있어 검사가 필요한 자들을 위해 인프라를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