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만개할 4월의 야구장에서 ‘플레이볼’이 울려 퍼질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뤄진 개학이 추가 연기, 혹은 ‘온라인 등교’ 쪽으로 지지를 얻으면서 2020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 개막 시점도 순연될 가능성이 생겼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잠정한 개막 시점은 4월 20일 이후. 당초 예정된 각급 학교의 개학일(4월 6일)과 2주 간격을 둔 시점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한 4월 개막은 불투명하다.
당초 예정됐던 프로야구 정규리그 개막일은 지난 28일이었다. 30일은 주말의 개막 2연전을 마치고 첫 휴식일로 예정됐던 날이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의 지난 12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에 따라 KBO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개막일을 연기했다. 이달 중으로 예정됐던 시범경기 역시 진행되지 않았다.
KBO는 지난 24일 2차 이사회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개막 시점을 개학일과 2주 간격을 둔 4월 20일 이후로 미뤘다”고 잠정했다.
하지만 개학일은 추가 연기 가능성이 있다. 한때 꺾이는 듯 했던 코로나19 확산세가 큰 폭의 진정세로 돌아서지 않으면서 ‘개학을 추가로 연기해야 한다’거나 ‘화상 통화 방식의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학부모와 교육계의 목소리가 높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개학 시점에 대해 “집단 행사, 혹은 밀폐된 실내에서 모임은 아직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31일 중개학 시점, 혹은 방식을 결정해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무엇이 선택되든 학생을 같은 공간에 모으는 ‘집합수업’은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수업 일수를 법정 한도까지 줄여도 개학은 4월 17일 전에 이뤄져야 한다. 개학일 연기 시점이 4월 16일 이후로 결정되면 프로야구 개막 시점은 5월로 넘어갈 수 있다. KBO 이사회에서 개막의 기준으로 삼은 시점은 ‘개학일과 2주 간격’이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4월 16일 개학 시 프로야구 개막일은 5월 1일이 된다.
개학의 방식도 프로야구 개막 시점을 결정할 중요한 열쇠다. 온라인 개학의 경우 수업만 시작될 뿐 교사·학생 간 물리적 대면이 없어 사회적 거리두기 기조를 유지하게 된다. 결국 ‘집합수업’의 시점이 4월 야구의 당락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
선수의 안전과 건강을 감안하면 4월 7일로 예정된 연습경기의 개최 여부도 속단할 수 없다. KBO는 지근거리 팀 간 당일치기를 ‘무관중 생중계’하는 방식으로 연습경기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까지 프로야구 10개 팀 선수단과 프런트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그 사이에 팀 간 교류전은 없었다.
KBO는 31일 중으로 예정된 교육부의 개학 관련 발표를 바탕으로 다음달 7일 3차 이사회에서 정규리그 개막 시점, 연습경기 추진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팬·선수의 안전 최우선한다는 KBO의 입장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