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pandemic)으로 악화돼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연기되는 등 파장이 커졌으나 일본 유권자들은 이와 관련한 일본 정부의 대응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과 민영방송 TV도쿄가 27∼29일 일본의 만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1년 정도 연기하기로 일본 정부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합의한 것에 대해 응답자의 87%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반응은 8%였다.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이 47%로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답변(44%)보다 많았다. 앞서 지난달 조사에서는 부정적 평가가 50%로 긍정적 평가 40%보다 높았는데 역전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지지율은 48%로 지난달 조사 때보다 2% 포인트 상승했고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 포인트 하락한 42%였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관한 유권자의 전반적 평가가 개선돼 아베 정권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대응 방식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TV아사히가 지난 21∼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코로나19 검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답변이 70%에 달했다. 일본의 코로나 검사 건수는 29일 기준 39만4000여건인 한국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눈에 띄게 증가하자 외출 자제 등을 요청한 상황이다. 닛케이와 TV도쿄의 이번 조사에서 외출을 평소보다 삼간다는 응답은 83%, 평소와 다름없이 외출한다는 답변은 15%였다.
지난달 조사에서 외출을 삼간다는 응답이 43%, 평소처럼 외출한다는 답변이 56%였던 결과가 크게 뒤집어졌다.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기간에 관해 응답자의 75%는 1년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아베 총리에게 기대하는 경제 정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경기 회복’을 택한 이들이 47%로 가장 많았다. 닛케이가 2018년 6월 여론조사에서 이 문항을 도입한 후 줄곧 ‘사회보장의 충실’이 1위였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경기 회복이 앞섰다.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로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을 택한 이들이 22%로 가장 많았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