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기지수 ‘쇼크’…25p↓ 외환위기 이후 최대 낙폭

입력 2020-03-30 11:35
종합경기 BSI 추이. 한국경제연구원 제공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낙폭은 외환위기 이후 최대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 조사 결과, 4월 전망치는 59.3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월 52.0 기록 이후 135개월 만에 최저치다. 지난달(84.4)보다 25.1p 하락하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낙폭이었다.

BSI는 기업체가 느끼는 체감경기로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경기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호전될 것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음을 의미하고 100보다 높으면 경기호전을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가들로부터 향후 경기동향에 대한 의견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주로 단기적인 경기예측지표로 사용된다.

97년 12월 63.0에서 98년 1월 35.0으로 전달 대비 28.0포인트 하락했다. 3월 실적치는 65.5를 기록, 2009년 2월(62.4) 이후 13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내수(64.3), 수출(69.3), 투자(74.8), 자금(77.0), 재고(95.5), 고용(79.0), 채산성(68.8) 등 재고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기준선 미만을 기록했다. 재고는 100 이상일 때 재고 과잉을 뜻한다.

업종별로는 자동차(44.2), 출판·기록물(46.2), 여행·오락서비스(50.0), 의류·신발 제조(50.0), 도·소매(52.2), 육상·항공 등 운송업(52.4) 순으로 낮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은 이동제약으로 인한 소비위축과 전 세계 국가들의 조업차질로 인한 공급 충격이 겹치면서 기업체감경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한경연은 코로나19가 촉발한 경제 위기로 4월 경기전망치 월간 낙폭은 25.1포인트로 외환위기(98년 1월, 28.0포인트 하락)때 다음으로 크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금융위기 당시에는 총 5개월(2008년 9월~2009년 1월)에 걸쳐 46.3포인트 하락했지만 이번 경제위기에는 불과 두 달 만에 32.7포인트 하락하는 등 하강 속도도 빨라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이번 경제위기는 전염병이라는 비경제적인 원인으로 인해 종식 시점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향후 체감경기가 얼마나 더 떨어질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한경연은 설명한다. 지난 외환위기는 외화 유동성 부족에 따른 국내 경제체제 문제였고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위기 전이였다. 이번 위기는 국내위기와 세계위기가 결합된 복합위기다.

3월 실적치는 65.5로 13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내수(71.5), 수출(76.5), 투자(77.3), 자금(81.0), 재고(96.5), 고용(81.3), 채산성(76.0)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이하를 기록하였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 충분한 유동성 공급과 함께 피해 업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