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왕 타이틀 홀더 임성재(22)가 ‘가상 토너먼트’에서 4위에 올랐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취소된 대회를 전문가의 의견만으로 승자를 가린, 일종의 시뮬레이션 게임 결과다.
PGA는 30일(한국시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플레이의 ‘가상 토너먼트’를 전문가 10명의 투표로 진행한 뒤 홈페이지에 결과를 공개했다. 당초 이 대회는 25~29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취소됐다. PGA는 골프팬들에게 흥밋거리를 제공할 목적으로 이 대회의 진행 방식을 도입, 64명의 선수를 4명씩 묶은 조별리그를 벌인 뒤 16강부터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렸다.
임성재는 저스틴 로즈, 맷 월리스(이상 잉글랜드), 버바 왓슨(미국)과 함께 편성된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거둬 16강에 진출했다.
16강은 박빙으로 펼쳐졌다. 임성재와 콜린 모리카와(미국)는 나란히 5장씩 득표했다. 승부는 팬 투표에서 갈렸다. 임성재는 56%의 지지율로 모리카와(44%)를 따돌리고 8강으로 진출했다. 모리카와는 지난 시즌 PGA 투어에서 임성재와 신인왕을 경쟁했던 2년차 동료다.
임성재는 8강에서 애덤 스콧(호주)도 제압했다. 전문가 6명이 임성재에게 표를 줬다. 스콧은 남자골프 세계 랭킹 6위에 있는 오세아니아 최강자다. 스콧에게 표를 준 전문가는 4명뿐이었다. 임성재가 스콧보다 높게 평가된 셈이다.
임성재는 그러나 4강에서 만난 랭킹 2위 욘 람(스페인)에게 4대 7, 3·4위전에서는 잰더 쇼플리(미국)에게 2대 8로 졌다. 최종 순위는 4위. 비록 가상의 토너먼트로 성적에 반영되지 않지만 ‘톱5’에 들었다. 전문가는 투어가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면 임성재의 상승세가 계속됐을 것으로 예상한 셈이다.
임성재는 지난 2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에서 끝난 2019-2020 PGA 투어 혼다 클래식에서 최종 합계 6언더파 274타로 생애 첫 우승을 거뒀다. PGA 투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이 나온 지난 13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