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시민당, 비례1번 ‘조민 특혜’ 발언 두고 언론 탓

입력 2020-03-30 09:43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는 비례대표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은 30일 비례대표 1번 신현영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의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논란을 비판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당시 학자나 의사로서 원론적인 얘기를 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정필모 더시민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조국 교수 자녀 특혜 여부에 대해선 연구진실성위원회의 검토 및 사법적 판단이 진행 중인 사안이므로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신 교수는 지난해 8월26일 SBS 팟캐스트 방송 ‘뽀얀거탑’에 나와 조 전 장관의 딸인 조민씨가 한영외고 재학 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 신 교수는 “(조민씨 논란에) 저희는 무기력감이 좀 있다”면서 “의대 온 사람들 보면 성골, 진골 같은 계층이 나눠지는데 나는 평민이지만 그런(특혜 받는) 사람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걸 보면 세상이 참 불공평하단 걸 느끼게 된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비례해서 보상받는 건 아니란 걸 젊은 나이부터 (알게 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또 조씨가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인턴을 하고 병리학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과 관련해 “가능할 수도 있기는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봤을 때는 매우 어렵다”며 “논문의 내용이나 데이터 분석, 실험 등을 2주 만에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정 수석대변인은 “기사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신 후보는 조국 교수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를 특혜로 단정짓지 않았다. 신 후보가 특혜로 단정지었다는 흑백논리식 보도는 매우 유감”이라며 당시 발언 전문을 공개했다.

그는 “방송을 녹화했던 지난해 8월은 조국 교수 딸 이슈가 막 불거진 때”라며 “신 후보는 섣불리 단정 짓지 않고 신중하게 많은 단서를 달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당시 방송에서 “제1저자 등재가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논문의 수준이나 퀄리티나 데이터 수집 방법에 따라 다르다”, “제1저자로서의 역할을 해서 소명하면 못 할 일은 아니다”, “논문 쓸 때 고등학생도 인턴 참여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라고 말했다고 정 수석대변인은 주장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당시 방송에서 신 후보의 발언은 불공정의 문제의식, 즉 학계에서 있을 수 있는 문제를 지적하는 취지였지 결코 조국 교수 딸의 논문 문제를 섣불리 특혜로 규정한 것이 아니다”라며 “만약 누군가 미래통합당 나경원 의원 아들의 논문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물어왔다면 마찬가지로 불공정 일반에 문제제기의 관점에서 이야기했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이 추진하려 했던 검찰 개혁이라는 대의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것이 신 후보의 입장임을 밝힌다”며 “따라서 우리 당은 언론사에 해당 내용을 정정하여 보도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더불어시민당의 논리가 빈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신 교수가 팟캐스트 방송 당시 조민씨를 두고 “좋은 집안에서 특혜를 받는 전형적인 케이스”라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결국 더불어시민당이 무리하게 언론에 탓을 돌리며 신 교수의 발언을 진화하려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총선 국면에서 ‘조국 프레임’이 덧씌워지는 상황을 피하고자 한다는 분석이다. 더시민과 경쟁하는 열린민주당이 ‘친조국’ 전략으로 민주당, 더민주 측과 각을 세우면서 우려는 한층 더 커지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여권은 아직도 조국 딜레마에 빠져있다”며 “총선을 앞두고 여권 인사 대부분이 자신의 의견을 숨기고 당과 여론을 살피며 눈치를 보고 있다. 안타깝다”고 평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