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코로나19 둔화…신규 확진 5217명·사망 756명

입력 2020-03-30 04:28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서서히 둔화하는 모양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현지시각으로 29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전국의 누적 확진자 수가 9만7689명으로 전날 대비 5217명(5.6%↑)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루 기준 증가 인원으로는 지난 25일 이래 최저치다. 10% 안팎이던 증가율도 서서히 하향 곡선을 그리며 5%대까지 내려왔다.

누적 사망자 수는 756명(7.5%↑) 늘어난 1만779명으로 잠정 파악됐다. 하루 신규 사망자 역시 27일 919명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이틀 연속 감소 추세다. 전날 신규 사망자는 889명이었다. 이탈리아의 바이러스 확산 거점이자 최대 피해 지역인 롬바르디아의 아틸리오 폰타나 주지사는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점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누적 확진자 대비 누적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은 11.03%로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누적 완치자 수는 1만3030명이며, 누적 완치자와 누적 사망자를 뺀 실질 확진자 수는 7만388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중증 환자는 3906명으로 5%를 차지한다. 나머지 6만9974명(95%)은 상대적으로 증상이 가벼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탈리아 경제·금융 중심지인 밀라노가 주도인 롬바르디아의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 이곳의 누적 확진자 수는 4만1007명으로 이탈리아 전체 42%를 차지한다. 누적 사망자 수도 6360명으로 전체 59%다. 롬바르디아 내에서도 베르가모와 밀라노, 브레시아 등이 누적 확진자 규모가 8000명대로 가장 많다.

비극의 도시 베르가모에선 넘쳐나는 시신을 감당하지 못해 최근 2주간 350여구의 시신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졌다고 ANSA 통신은 전했다. 이 지역 화장장은 평소 5∼6구의 시신을 처리했으나, 최근에는 처리 규모가 30여구가 넘는다고 한다. 한 달간 화장한 시신은 1000여구로 이미 평년 수준(1300여구)에 이르렀다. 이탈리아 주요 도시의 누적 확진자 수는 밀라노 8329명, 토리노 3933명, 로마 1974명, 베로나 1876명, 볼로냐 1743명, 나폴리 898명 등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