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참고한다던 싱가포르, 개학했다가 ‘주1회 가정수업’으로 유턴

입력 2020-03-29 16:35
지난 26일 원격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수업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교육부는 다음 달 6일 예정대로 개학할지,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할지 등을 오는 31일쯤 결정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에도 학교 문을 열었던 싱가포르가 이번 주부터 주 1회 재택수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학교 안이 더 안전하다’며 개학한 지 일주일 만에 방침을 바꾼 것이다.

29일 현지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싱가포르 교육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매주 한 번 가정수업을 한다고 밝혔다. 초등학교는 수요일, 중등학교는 목요일, 2년제 대학 등은 금요일로 나눠 진행된다.

해당 요일에 학생들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교과서 및 연습문제를 풀게 된다. 수업 시간은 4~5시간 정도다. 수업에 필요한 디지털 기기가 없는 학생들에게는 장비가 지급되고, 부모 도움을 받을 수 없는 학생들은 학교로 가 교사의 지도를 받게 된다. 재택수업이 이뤄져도 학교는 열려 있고 교사의 20% 정도는 출근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23일 개학한 싱가포르 학교들은 감염예방 조치를 시행해왔다. 수업시간에는 학생들을 시험 대형으로 앉게 하고, 매점 바닥에 테이프를 붙여 최소 1m 거리를 두도록 했다. 한국 방역당국은 다음 달 6일 예정대로 개학할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싱가포르의 상황을 참고하겠다고 했었다.

싱가포르에서는 지난 1월 22일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이래 누적 확진자가 800명이 넘었고 이 중 3명이 사망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에 비하면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유치원 등에서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가 나오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옹 예 콩 싱가포르 교육부 장관은 “갑작스럽게 학교를 폐쇄해야 하는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아직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있다”고 말했다. 옹 장관은 그러면서도 “가정수업이 더 많이 필요한 상황에 대비해 학생과 학부모가 더 잘 준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재택수업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다.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 사태로 160개국 이상이 학교를 닫은 상황에서 싱가포르와 호주, 대만은 개학해 수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중 대만을 성공 사례로 꼽으며 “1000명 이상의 학생이 있는 학교는 최소 10개의 출입구를 확보하고 책상마다 칸막이를 뒀다”고 전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