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이번 주에 한·미 통화스와프로 약정된 자금 120억 달러(약 14조6000억원)를 시중에 푼다. 총 한도인 600억 달러(약 73조원) 가운데 20%를 우선 공급하는 것인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1차 공급액(40억 달러)의 3배다. 불안한 외환 시장의 유동성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맺은 통화스와프 자금 가운데 120억 달러를 외화대출 방식으로 시장에 공급한다고 29일 밝혔다. 한·미 양측은 지난 19일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은데 이어 25일 본계약을 마무리했다. 한은 관계자는 “1차 공급자금 120억 달러는 기업들의 무역 금융과 단기자금 수요 등 최근 외화자금 시장의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오는 31일 오전 입찰을 진행한다. 입찰 참가기관은 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이다. 총 입찰금액 120억 달러를 7일물 20억 달러, 84일물 100억 달러 등으로 공급한다. 응찰 금액은 최소 100만 달러, 최대 3억달러(7일물), 15억 달러(84일물) 등이다. 만기일은 7일물의 경우 다음달 9일, 84일물은 오는 6월 25일이다.
입찰은 각 낙찰자가 응찰할 때 제시한 금리를 적용하는 ‘복수가격방식’으로 채택됐다. 금융회사에 실제 돈이 풀리는 시점은 다음달 2일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공급은 외환 시장의 수급불균형을 완화하고, 시장 변동성을 축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며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공급 규모를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