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 UFC의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33)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적으로 외출을 자제하는 상황에서 음주 후 차를 몰고 총을 쏘다 체포되는 이해되지 않는 행동으로 구설에 올랐다. 존스 개인 뿐 아니라 범죄행위를 방관하는 UFC의 전반적 구조에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29일(한국시간) “UFC는 존스에게 최소 1년의 자격 정지를 부과하는 것 외엔 다른 선택지가 없다”며 “UFC에겐 쉽지 않은 선택이겠지만 존스와 UFC, 중계사 ESPN에겐 필요한 조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존스는 27일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 음주운전과 총기오용 혐의로 체포됐다. 새벽에 총성을 들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검은색 지프에서 술에 취한 존스를 발견했다. 존스에겐 술 냄새가 났고, 조수석 뒷좌석에서 술병도 발견됐다. 존스는 경찰에 자신은 총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지만, 차량 밖에서 발견된 탄피와 존스가 소지하고 있던 권총의 탄환이 일치해 존스가 총기를 사용한 정황도 있었다. 존스는 즉시 체포된 이후 석방된 상태. 다음달 8일 법정에서 혐의를 다툴 예정이다.
이런 존스의 ‘기행’에 대해 미 언론도 인내심을 잃은 모습이다. 존스는 2012년 4월 뉴욕주 북부에서 음주한 뒤 자신의 벤틀리로 전봇대를 들이받아 체포됐다. 3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기엔 다니엘 코미에와의 첫 대전을 앞두고 코카인 대사물질에 양성 반응을 보여 하루 동안 재활원에 입원했다. 2015년 5월엔 앤서니 존슨과의 타이틀 방어전 직전 뉴멕시코주에서 임산부를 다치게 한 악명 높은 뺑소니 사고를 저지르고도 감옥이나 재활시설로 보내지지 않고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처분만을 받았다. 코로나19로 미국인들도 외출을 자제하며 조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존스가 또 한 번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다만 존스의 일탈을 UFC와 미 격투기 시장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돌리는 의견도 많다. 모든 것이 ‘돈’으로 치환되는 프로 격투기의 세계에서 선수의 우울함과 불안함이 약물 의존과 범죄 행위로까지 연결되더라도 책임 있는 단체들은 이에 제동을 걸기보다 방관한단 것이다.
미 격투기 전문지 MMA 정키는 27일 논평에서 “존스는 UFC로부터 자신의 매니지먼트사, 그리고 그의 적들까지 많은 사람들을 위해 돈을 번다”며 “그가 인간 ATM처럼 기능할 때 까지는 다른 사람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바른 길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존스의 왜곡된 자아는 ‘하루 정도 허위 중독치료시설에 널 넣어주면 모든 게 괜찮을 거야. 덜 유명한 사람들은 감옥에 가겠지만 우리는 널 보호관찰로 끝나게 해줄 거야’라는 법 위에 군림하는 말들을 수년간 일삼아온 매니지먼트사와 UFC 등 주변 사람들이 만들어 냈다”며 “존스는 경찰의 보디캠 영상에서 체포 과정 중 불안정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처럼 보였다”고 덧붙였다.
UFC 측은 사건 뒤 성명을 내고 “존스의 매니지먼트 팀과 접촉하고 있으며 추가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만 밝힌 상태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