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숙 여사 못 만난 열린민주당…시민당에 ‘적통경쟁’ 밀리나

입력 2020-03-29 14:27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들이 주도한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 지도부와 비례대표 후보들이 29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는 만나지 못했다.

앞서 지난 27일 민주당이 참여하는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지도부와 비례대표 후보들도 봉하마을을 찾아 권 여사와 면담을 했다. 이를 두고 열린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과의 ‘적통경쟁’에서 밀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권 여사는 이날 열린민주당 지도부와 후보들에게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았다. 열린민주당 측에서 권 여사 예방을 성사시키기 위해 접촉했으나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손혜원 의원과 정봉주 최고위원을 포함한 열린민주당 지도부 및 비례대표 후보단 등은 권 여사의 사저에 들러 차를 마시고 내부를 둘러본 뒤 봉하마을을 떠났다.

권 여사는 비서실장을 통해 열린민주당 측에 ‘비록 오늘 보지는 못하지만, 그냥 떠나보내기 섭섭하니 차 한잔 대접하겠다. 전원 당선돼 추모식 때 뵀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권 여사는 지난 27일 봉하마을을 찾은 더불어시민당 지도부와 후보들을 만난 자리에선 “노 전 대통령이 살아있을 때 ‘역사를 바꾸고 국민의 삶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힘은 깨어있는 조직된 시민의 힘에서 나온다’고 하셨다”고 격려했다.

열린민주당 측은 “권 여사가 봉하마을을 비워서 만나지 못한 것”이라며 크게 의미를 두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권 여사가 더불어시민당을 유일한 비례연합정당이라고 인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