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관광객은 막고 해외 입국자는 접촉을 차단하고…’
정부가 추진 중인 ‘2주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범국민운동으로 승화하고 있다. 광주·전남 지자체들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종식을 위한 이 운동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29일 광주시·전남도에 따르면 봄꽃이 본격 개화하면서 예년 같으면 상춘객 유치에 경쟁적으로 나섰던 지자체들이 나들이객의 방문 자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일찌감치 봄꽃 축제를 취소한 구례·영암 등 벚꽃 명소의 지자체들은 외지 상춘객들에게 당분간 방문하지 말고 내년에 찾아달라는 현수막을 일제히 내걸었다. 부산과 경북 경주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구례 섬진강 벚꽃 명소에서는 도로변 주정차를 막고 주차장을 최소한으로 운영하는 고육지책을 동원하고 있다. 대신 방문객·지역주민들의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발열측정소·소독시설을 설치했다.
영암 왕인박사유적지는 봄꽃을 보러오는 관광객이 몰리는 주말이지만 아예 문을 걸어 잠갔다. 해마다 개화시기에 맞춰 개최해온 축제 취소에 이어 다음달 12일까지는 유적지 출입을 전면 통제하기로 했다. 여수 영취산 진달래체험행사와 강진 금곡사 벚꽃 축제 등 전남지역 상반기 지역 축제 29개는 모두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섬 지역 지자체들은 한시적으로 여객선 운항통제에 들어갔다. 완도군은 다음달 5일까지 평소 관광객이 많은 청산도와 노화·소안·보길도의 관광객 승선을 통제한다. 신안군도 병풍도 여객선 주말 운항을 제한하고 대신 지역주민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군 행정선으로 대체 운항했다.
광주 서구는 도심 벚꽃 명소인 운천호수공원 역시 내부 산책로 나무다리 이용과 노점상 운영을 전면 금지했다. 다음달 5일까지 좁은 통로에서 사람이 맞닿는 것을 막기 위해 호수로 진입하는 나무다리 진입을 막고 6개조 20명의 단속반을 투입해 상춘객을 상대로 한 노점상을 단속한다. 운천호수공원은 벚꽃이 만개하는 3월말과 4월초에는 하루 1만 명 이상의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코로나 확진자가 20명에 달한 광주시는 해외입국자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관리체계를 강화했다. 해외 입국자와 일반 시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광주송정역 등 주요 관문에 전용차량을 배치해 입국자 교통편을 지원하고 있다.
시는 지난 28일부터 KTX호남선 열차를 타고 온 해외 입국자를 전용차량에 바로 탑승시켜 광주공무원교육원 주차장으로 이동해 진단검사를 받도록 한 뒤 2주간 자가격리 통보와 함께 개별 귀가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유럽과 미국 입국자 100여명을 검사해 1명은 양성, 65명은 음성, 나머지는 검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무단이탈 등 자가격리를 위한할 경우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즉시 고발조치한다고 밝혔다. 시는 광주 확진자 20명 중 해외 유입사례가 절반인10명이고 9명은 신천지 집단예배와 관련됐다고 덧붙였다. 시는 해외 감염 유입이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 12일 이후 입국자를 대상으로 자진 신고를 유도하고 모니터링도 강화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모두가 동참해 코로나19사태를 하루 빨리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