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철강공단 폐기물매립장 25년 만에 안정화 추진

입력 2020-03-26 17:04
경북 포항철강공단 내 폐기물처리업체인 네이처이앤티의 폐기물매립장 전경. 네이처이앤티 제공.

경북 포항철강공단 내 폐기물처리업체인 네이처이앤티(옛 동양에코)의 폐기물매립장에 대한 항구적 안정화 사업이 추진된다.

26일 포항시와 네이처이앤티에 따르면 1994년 국내 최대 환경오염사고로 기록됐던 포항철강공단 내 붕괴사고 매립장이 응급복구 25년 만에 항구적 안정화 대책을 추진한다.

이곳은 지난 1994년 6월 폭우로 제방이 붕괴되면서 매립장에 묻혀있던 염색슬러지 수십만t이 인근 공단으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1년여에 걸친 응급복구공사 후 지금까지 방치돼 왔다.

2016년 1월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실시한 ‘매립장 안정화 조사’ 용역 결과 재난안전 D등급 판정을 받았다.

매립물량의 약 75%가 수분함유량이 높은 염색슬러지로 응급복구 이후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는 등 매립장의 안전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대책마련에 대한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인근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안정화 사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네이처이앤티는 사고 매립장에 묻혀 있는 폐기물을 굴착·고형화 후 이송처리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네이처이앤티 매립장은 35만5304.4㎡ 부지에 492만5477.6㎥의 폐기물이 매립돼 있다.

붕괴사고 후 응급복구 한 6공구 매립장의 경우 약 150만㎥의 염색슬러지 폐기물이 묻혀 있고, 인근 7·8·9 공구까지 포함하면 300만㎥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회사 측은 지난 24일 사고 매립장 인근 포항시 남구 대송면 옥명리 일원에 대한 폐기물처리시설(매립시설) 조성사업 추진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용역을 의뢰하는 등 행정절차에 들어갔다.

사고 매립장 인근 12만4675㎡의 부지에 380만㎥를 매립할 수 있는 이송시설을 갖추기 위해서다.

네이처이앤티는 주민설명회와 폐기물처리시설 실시계획인가를 거쳐 빠르면 2021년 하반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네이처이앤티 관계자는 “그동안 매립 슬러지 유동화 문제로 인해 제2의 유출사고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안정화 사업을 추진해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