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유사한 ‘태평양 원정대’ 운영자 16세 청소년 구속

입력 2020-03-26 16:06

텔레그램에서 ‘박사방’과 유사한 미성년자 성착취 대화방 ‘태평양 원정대’를 운영한 10대 청소년이 경찰에 붙잡혀 구속 송치됐다. ‘태평양’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한 이 운영자의 나이는 16세에 불과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지난달 20일 텔레그램 대화방 ‘태평양 원정대’를 운영하며 아동 성착취물 등을 유포한 A군(16)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조주빈(25·구속)씨의 ‘박사방’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태평양’ 닉네임을 사용하며 대화방을 별도로 운영했다.

A군은 이 대화방에서 성착취 영상 등을 유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화방에는 최소 8000명에서 최대 2만명이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대화방을 운영할 때 A군은 중학교 3학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은 송치했지만 동일한 대화명을 사용하는 사람이 성착취물 등을 유포할 가능성도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발견 즉시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사방’ 운영자 조씨는 검찰 송치 하루 만에 소환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TF는 이날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조씨를 불러 조사했다. 첫 조사에는 가족이 선임한 것으로 알려진 법무법인 소속 오현 변호사가 입회했다. 사건 내용을 파악한 결과 변론을 진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전날 검찰에 사임계를 낸 오현 측은 사임 경위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간략한 면담을 거친 뒤 “홀로 조사받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날 오전 10시20분쯤부터 따로 변호인 참여 없이 조사를 받았고, 11시35분쯤 조사를 마쳤다. 검찰은 한 차례 구속기간 연장을 포함해 최대 20일간 조씨를 상대로 공범 여부 등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씨는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고 조사에 잘 응하고 있다. 특별한 특이사항 없이 조사받고 있다”면서 “점심으로 무엇을 먹었는지 등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보현 나성원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