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이상혁(23)은 e스포츠의 얼굴이다.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프로게이머인 이상혁은 게임과 친숙한 10·20세대 사이에서는 웬만한 케이팝 스타 이상의 인기를 누린다. 그는 축구, 야구 등을 통틀어 국내 프로스포츠 선수 중 최고 연봉자로도 알려져 있다.
고등학생이던 2012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상혁은 최근 데뷔 7주년을 맞았다. 선수 수명이 짧은 프로게이머로서는 이례적인 장수다. 여전히 세계 정상급 선수로 평가받는 그는 데뷔 후 지금껏 단 한 번도 구설에 오른 적이 없는 ‘바른 생활 사나이’이기도 하다.
최근 국민일보와 전화 인터뷰를 한 이상혁은 자신의 기량 유지 비결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열정”이라면서 “언제나 발전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또한 스스로 부족한 점을 자각하고, 고치고 싶어 하는 승부욕도 한몫 한다”고 밝혔다.
-올 시즌 7승2패를 기록해 2위의 성적으로 반환점을 돌았다
“이번에 팀이 선수단을 재구성했다. 생각했던 만큼, 또는 그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 같아 만족스럽다. 성적이 잘 나오다 보니 조금 더 욕심이 났던 것도 사실이다.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는데 마지막에 삐끗한 점이 아쉽다. 다양한 방법으로 연습해보고, 컨디션 관리에도 힘쓰겠다.”
-지난해부터 유독 체력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듯하다
“지난해부터 경기를 치르다가 가끔씩 ‘집중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신력보다는 체력과 더 밀접한 문제라고 판단해 건강 관리에 힘쓰고 있다. 요즘에는 필라테스를 하면서 불편한 부위를 풀고 있다. 근력 운동도 조금씩 하고 있다. 유산소 운동도 점차 해나갈 생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기 위해 3000만원을 기부했다고 들었다
“e스포츠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은 물론, 잘 모르는 이들도 코로나19에 대해 한 번이라도 더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부했다. 또한 나로 인해 많은 분들이 기부에 대해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각종 매체에 등장하면서 e스포츠의 얼굴로 활동하고 있는데
“e스포츠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얼굴이 알려진 만큼 책임감 역시 느낀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기에 더욱 바르게 행동하려고 한다. 내 모든 행동이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끼칠 거라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 더 바르게 생활하게 된다. 내게는 좋은 일이다.”
-삶의 모토는 무엇인가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한 삶이다. 또 하나는 ‘다 같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주는 것도 행복이지만 내가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도 내게는 행복이다.”
-이상혁에게 팬이란 어떤 존재인가
“팬들이 있기에 우리 프로게이머들이 이처럼 즐겁게 선수로서 활동할 수 있는 것이다. 팬과 선수는 공생 관계라고 본다. 언제나 팬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을 갖고 산다. 앞으로도 저희 프로게이머들을 많이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코로나19 때문에 국가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팬들이 자신의 건강도 잘 챙겨야 하겠지만, 공공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위생관리를 더 철저히 했으면 좋겠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