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던 중 카카오톡으로 음란물을 전송받은 장면이 노출된 대학교수가 강의에서 배제됐다.
한국외국어대학교는 26일 성평등센터 공지사항을 통해 “담당 교수를 강의에서 즉시 배제조치 했다”고 밝혔다.
한국외대 측은 “3월 25일 수업 중 발생한 동영상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사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성폭력예방교육을 더욱 철저히 시행하겠다”며 사과했다.
교수가 음란 영상을 전송받은 카카오톡 대화창이 노출된 강의는 해당 수업의 2주 차 사전 녹화물로 알려졌다. 해당 교수의 녹화 영상은 폐기됐으며 다음 주부터 다른 교수가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징계는 별도로 꾸려질 위원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조사위원회가 다음 주에 열린다.
앞서 25일 대학가에 따르면 한국외대 A교수는 자신의 컴퓨터에 띄워놓은 자료를 보면서 강의를 녹음하는 방식의 사전녹화 영상을 올렸다.
학생들이 교수의 컴퓨터 화면을 보던 중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창이 짧은 시간 노출됐다. 여기에 다른 사람이 보낸 음란물로 추정되는 영상이 여러 개 담겨 있었다. 당시 A교수가 그 영상을 열어보진 않았고 대화창을 닫은 채 수업을 이어갔다.
이후 한국외대 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학생들의 증언이 올라오면서 문제가 공론화됐다.
익명의 학생은 “강의자료만 떠 있어야 할 화면에 카카오톡 알림음이 울리더니 카톡창이 떴다”며 “상대방이 교수님에게 영상을 보냈고 그 위에도 영상이 3개쯤 있었는데 ‘야동’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순간 머리가 멍해지고 혼란스러워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고 전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A교수는 해당 강의 공지사항에 ‘수업파일 오류에 관한 사과의 말씀’이라는 사과문을 올렸다. “어떤 에러가 발생해서 그런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자료 등록 시 녹음과정에서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일이 발생해 당황스럽다”며 “해당 수업파일을 다시 만들어 올리겠다. 불편함을 끼쳐 미안하다”고 말했다.
서지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