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했던 중국인 유학생이 현지인에게 폭행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25일 영국주재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의 중국 유학생 4명이 마스크를 쓰고 외출했다가 기숙사 부근에서 현지 청소년들에게 욕설을 들었다.
양측 간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중국인 유학생 1명이 폭행당했다. 중국인 유학생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현지 경찰은 폭행 혐의로 2명을 체포했다. 다행히 피해 학생의 상태는 심각하지 않고 생활에도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샘프턴시 당국은 “무지·편견·증오에서 비롯된 어떠한 범죄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사관 측은 ”각국 정치인과 매체가 코로나19 발생을 계기로 중국에 오명을 씌우면서 미국·영국 등에서 여러 건의 차별·도발은 물론 중국과 아시아계를 공격하는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다.
대사관은 또 영국 주재 중국인들에게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라고 당부했으며 악의적인 도발엔 침착하게 대응하고, 즉시 경찰에 신고하라고 전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과 유럽 등 서방에서 동양계에 대한 인종주의나 낙인찍기에 마스크 착용을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중국 유학생이 영국 셰필드대에서 마스크를 착용했다는 이유로 언어적·신체적 괴롭힘을 당했고, 지난달에서는 동일한 이유로 중국인 여성이 미국 뉴욕에서 공격을 받기도 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