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 고위 공직자 3분의 1은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1채만 남기고 처분하라”는 메시지를 남겼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조차 다주택자였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는 2019년 12월 31일 기준 정기 재산변동 사항을 26일 공개했다. 부처 고위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장 등 재산이 공개된 중앙 부처 재직자 750명 중 다주택자는 248명이다.
248명 중 3주택자도 36명, 4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이도 16명이나 됐다. 상가 등을 제외하고 공직자 자신과 부인 명의로 된 아파트와 다세대주택 연립주택만 집계한 결과다.
청와대와 정부는 지난해 말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위해 실거주 목적의 1채를 제외하고 처분하라며 고위공직자들부터 솔선수범하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우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해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12월 16일 수도권에 두 채 이상 집을 고위공직자는 1채만 남기고 처분하라고 권고했다. 뒤이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다주택 공직자를 향해 1채를 제외하고 처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하지만 노 실장은 다주택자다. 노 실장은 배우자와 함께 충북 청주의 아파트를 공동으로 소유했다. 또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신서래마을 아파트(45.72㎡)도 갖고있다. 반포동의 아파트 가액은 1년 새 1억2900만원이 올라 5억9000만원이다. 재산공개 대상인 청와대 참모 49명 중 노 실장 등 16명이 다주택자였다.
다음으로 홍 부총리도 다주택자다. 홍 부총리는 자신 명의로 경기도 의왕시에 6억1400만원 상당의 아파트가 있다. 세종시 나성동에도 1억6100만원의 아파트 분양권을 갖고 있다. 홍 부총리는 “의왕에 30년째 사는 집과 세종에 분양권 1개가 있어 1주택 1분양권자”라며 “분양권의 경우 이미 불입한 것은 반환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어 입주 전까지 팔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입주 후에는 팔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부처 장관 중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주택자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2주택자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스위스에도 집이 있다. 과거 재직했던 세계해사대가 소재한 스웨덴 말뫼와 부산 수영구에 각각 배우자와 공동으로 소유한 아파트를 신고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올해 1월 2일 임기를 시작해 이번 재산공개 대상에서는 빠졌으나 서울 광진구와 영등포구에 각각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보유 중이다.
부동산 정책을 책임지는 최창학 국토정보공사 사장도 4주택자다. 최 사장은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과 대구시 달서구에 아파트가 한 채씩 있다. 대구 남구의 단독주택과 대전 중구의 오피스텔도 보유 중이다.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를 포함해 두 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공직자도 84명이다. 특히 강남 3구에만 똘똘한 두 채 이상을 가진 공직자들도 있었다.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은 본인 명의의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17억6800만원)와 배우자 명의의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9억2000만원)를 신고했다.
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은 본인 명의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파트(11억6000만원)와 배우자 명의의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8억4800만원)를 보유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