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본 사람 빨간줄 긋나요?” 덜덜 떨고 있는 ‘그놈들’

입력 2020-03-25 17:22 수정 2020-03-25 17:43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탄 차량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 유치장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자 그 안에서 성착취물을 수요했던 사용자 모두를 엄벌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자 숨어있던 사용자 추정 인물들이 “나도 처벌받느냐”는 취지의 문의를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여러 로펌에는 드러난 주범 중 한명인 조주빈(25)이 운영한 ‘박사방’과 그외 n번방 관련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대부분이 “(텔레그램 영상을) 단순히 보기만 했는데 처벌 받느냐” “그 방에 들어간 사람이면 다 수사대상이냐” 등의 내용이다.

공개적인 전문 법률 상담을 꺼리는 경우에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발길을 돌린다. 실제로 사건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는 보도가 나가고 대중의 공분이 거세지자 ‘텔레그램 n번방 법적 처벌 조항’ ‘n번방 처벌 받나, 못 받나’ ‘디지털 성범죄 처벌 기준’ 등을 묻는 게시물 수가 폭증했다.

조주빈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자신이 어떤 이유로 텔레그램에 접속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며 처벌 여부를 묻는 사람도 있다. 한 네티즌은 “영국 구글에 들어가 고등학생 관련 음란물을 봤는데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며 “마지막에 텔레그램이라는 단어를 봤는데, 그 영상 중 이번 사건으로 유포된 게 있으면 나도 가해자가 되느냐”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내가 경찰 지망생이라 범인을 잡으러 텔레그램 n번방에 접속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외에 “(참여자가) 대학생이라면 퇴학당하고 빨간줄이 그어지냐. 취업하기 힘들지 않느냐” “다른 사이트에서 공유하고 시청한 사람들도 처벌받느냐” “실수로 들어갔고 저장한 건 지웠는데 증거가 남느냐” 등의 질문도 쏟아졌다.

앞서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는 ‘박사방’ ‘n번방’ 등 텔레그램 내 성착취범죄 대화방 참가자를 단순 합산한 결과 약 26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주빈이 운영했던 박사방에서는 최대 1만명이 동시접속한 경우도 있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