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망하면 내 미국 주식은?… 개미 투자자 문의 급증한 까닭

입력 2020-03-25 17:13 수정 2020-03-25 17:14

“혹시나 증권사가 망하면, 제 미국 주식은 어떻게 되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증권사들이 단기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 이런 궁금증이 퍼지고 있다. 자신이 거래하는 증권사가 만약 파산한다면 보유한 주식과 예탁금을 어떻게 돌려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는 문의도 늘었다고 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특히 해외 투자를 하는 고객들 가운데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주가 하락세를 틈 타 매수에 뛰어든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급증한 반면, 증권사는 유동성 압박으로 5조원 규모의 긴급 수열을 받는 상황이 펼쳐지면서다.

투자자가 거래하는 국내 주식은 모두 증권사가 아닌 한국예탁결제원에서 관리한다. 개인이 증권사를 통해 주식을 사고팔지만 실제 주식의 이동 및 보관, 주주 명부 등의 관리까지 예탁결제원이 전담하고 있다. 증권사의 경영 유무와 상관없이 주주로서의 권리는 항상 유지되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전자증권제도가 전면 시행되고 요즘엔 실물 주식을 본 고객들이 적다보니 잘 모르시는 분들이 있다”고 했다.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예탁금 역시 은행 예금과 마찬가지로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해외 주식과 외화 예탁금은 어떨까. 미국 등 해외 주식을 투자한 경우에도 투자한 국가의 예탁 결제 기관을 통해 주권(株券)은 똑같이 보호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미들은 연초부터 이달 중순까지 11억 달러(약 1조3500억원) 넘는 해외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화 예탁금 역시 예금자 보호 대상에 해당한다. 다만 외화 예탁금을 원화 한도(5000만원)로 환산하는 기준은 외화 예금 등과 마찬가지로 보험금 지급 공고일의 환율을 따르게 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 위기로 금융시장이 출렁이는데 주식 투자에 뛰어든 고객들은 늘어나면서 다양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