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응에 ‘드라이브 스루’ 큰 효자 … 각종 분야서 맹활약

입력 2020-03-25 16:13 수정 2020-03-25 16:27
전주시육아종합지원센터 주자창에서 직원들이 장난감 대출 신청자의 차량 안으로 장난감을 전해주고 있다. 전주시 제공.

25일 오후 3시30분쯤 전북 전주시 중화산동에 있는 육아종합지원센터 주차장. 주황색 옷을 입은 직원들이 한 승용차의 조수석에 장난감을 한 아름 넣어줬다. 운전자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를 전한 채 그대로 빠져 나갔다. ‘드라이브 스루’ 장난감 대여. 전주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만 있는 영유아들을 위해 24일 시작한 새로운 서비스다. 신청자들은 미리 전화로 장난감을 요청하고 1시간 뒤부터 받을 수 있다.

차안에서 주문과 수령을 동시에 하는 ‘드라이브 스루’가 코로나19 예방 대응에서 큰 효자로 자리 잡았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 진료소’에 이어 도서와 장난감 대출, 농산물 판매, 교과서 지급 등 각종 분야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 ‘선별 진료소’처럼 여러 나라로 퍼져 나갈지 주목된다.

전주시의 차량을 통한 장난감 대여 서비스는 3곳의 장난감도서관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평일에 진행된다.

시는 각 주차장 내에 부스를 설치하고 오전 10∼12시 신청을 받아 오후 1∼3시 사이 차량을 타고 온 신청자에게 물품을 건네주고 있다. 장난감은 1인당 2점까지 15일간 빌릴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승차 전달 방식을 통해 시민과 직원 대면 시간을 줄이고 직원들은 마스크와 안전장갑 착용 등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며 “특히 대여 장난감은 매일 소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시와 충남 공주시 등도 이 같은 장난감 대여 서비스를 실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울산시와 전북 군산시‧부안군 등은 휴관중인 도서관에서 ‘북 드라이브 스루 대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달 째 휴관중인 울산도서관은 평일 오후 3시까지 신청을 받아 다음날 오후 2~4시 주차장 배부처에서 책을 건네주고 있다.

한 관계자는 “모두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들이 보다 안전하게 책을 빌려 읽을 수 있도록 했다”며 “한 사람이 3권 이내로 신청할 수 있으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25일 충남 서산시 중앙호수공원 공영주차장에서 열린 ‘서산 친환경 농산물 판촉행사’에서 맹정호 서산시장이 친환경 농산물을 한 차량에 넣어주고 있다. 서산시 제공.

충남 서산시와 전북 고창군 등은 판로가 막힌 농가들을 위해 친환경 농산물판매에 이 방식을 도입, 큰 호응을 얻었다.

세종시 아름중학교 등 일부 학교에서는 23∼24일 신입생 학부모들에게 운동장에서 이 방식으로 교과서를 나눠줬다.

충북 문경시는 문경새재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드라이브 스루 도시락’을 도입키로 했다. 음식점에서 메뉴를 선택하면 30분 뒤 음식을 도시락으로 받아 주변 공원에서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앞서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작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미국 등 외국에서도 속속 도입하며 국제적인 관심을 모았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