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 방안을 발표했다. 과거 외환위기, 금융위기에 비해 현 상황이 심각하다고 진단하며 54개의 과제를 제안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25일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실물과 금융의 복합위기, 퍼펙트 스톰의 한가운데 우리 경제가 놓여있다”며 “방역만큼이나 경제 분야에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은 유통, 건설, 관광 등 15대 분야의 54개 과제를 담은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계 긴급제언’을 내놨다. 권태신 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요 안건 중 하나로 ‘한시적 규제 유예 제도 도입’을 언급했다. 주52시간 근로 예외 확대, 대형마트 휴일 영업 허용 등의 규제를 최소 2년간 유예하고 종료 후 부작용이 없으면 항구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업의 자발적 사업재편을 촉진하는 기업활력법 ‘원샷법’의 적용 대상 확대도 주장했다. 원샷법은 기업이 선제적·자발적으로 사업재편을 할 경우 절차 간소화, 규제 유예 등의 특례를 부여하는 제도다. 전경련은 “현재는 원샷법 적용 대상이 과잉공급 업종으로 제한돼 항공운송업, 정유업 등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은 업종들이 이를 활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과 관련해서는 반대매매를 일시적으로 중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대매매는 주가 하락시 담보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금융사가 임의로 매도할 수 있는 제도다. 주가 폭락으로인해 주식을 담보로 금융사의 돈을 빌린 주주들이 반대매매를 당할 경우, 주식이 낮은 가격으로 거래돼 폭락장이 심화되고 주주들과 기업 모두 피해를 입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그 외 기축통화국과 통화스왑 체결 및 확대, 기업 사내 진료소의 선별진료소 활용 등을 제안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도 “현재는 아주 절박한 상황”이라며 “단기 시장 안정초지만으로는 안되고 중장기적으로 우리 기업 체력 살릴 수 있고 경쟁력 갖출 수 있는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전경련의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전경련 패싱’에 대해 권 부회장은 “정부가 불러주면 언제든 열심히 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