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코로나19는 단순 감기, 언론이 공포 조장”

입력 2020-03-25 15:32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일반적인 상식과 동떨어진 발언을 해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3월 23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코로나19 관련 기자 회견을 공식 집무소에서 갖고 있다. EPA연합뉴스

보우소나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TV와 라디오 연설에서 코로나19를 감기의 한 종류로 표현하면서 “언론이 패닉과 히스테리를 확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격리와 영업활동 금지, 학교 폐쇄 등을 결정한 주지사를 비판하며 “대규모 감금을 끝내고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의 보건 전문가들의 권고에 역행하는 것으로 브라질 정부의 코로나 19 대응에 혼선을 가져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이 무책임한 발언을 하고 있으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다비 아우콜롬브리 상원의장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브라질은 진지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주지사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은 현실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한 데 이어 탄핵 추진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15일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보건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를 무시한 채 친정부 시위를 참여하기도 했다. 당시 CCTV 확인 결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최소 272명과 악수 등 신체 접촉을 한 것으로 확인되며 대통령이 보건부의 지침을 어기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브라질 주요 도시에서 24일(현지시간)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냄비 시위가 벌어졌다. 아파트 건물 외벽에 빔프로젝터를 이용해 만든 '보우소나루 아웃'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냄비 시위는 지난 17일부터 8일째 계속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 17일부터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등 주요 도시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냄비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한편, 브라질은 보건부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2201명, 사망자는 46명이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