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손석희 잘 안다’며 윤장현에게 접근…JTBC 출연 사기”

입력 2020-03-25 15:02 수정 2020-03-25 15:08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미성년자 등 여성을 상대로 한 성착취물을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제작·유포한 ‘박사’ 조주빈(24)이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게 “JTBC에 출연시켜주겠다”며 사기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시장의 측근 A씨는 25일 뉴스1에 “조주빈이 윤 전 시장에게 ‘JTBC에 출연해 누명을 벗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사기를 쳤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윤 전 시장은 지난해 8~9월쯤 텔레그램으로 서울에 있는 ‘모 기관’의 ‘최 실장’이라는 사람의 연락을 받았다. “시장님 억울하게 당하시는데 누명을 벗겨드리고 싶다. JTBC에 출연하게 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윤 전 시장은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권양숙(73) 여사를 사칭한 사기범에게 속아 4억5000만원을 보내, 선거법위반 혐의로 항소심 재판 중이었다.

최 실장이라는 인물은 자신이 손석희 JTBC 사장을 형님처럼 잘 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실제로 윤 전 시장을 서울로 불러 JTBC 사옥까지 함께 찾아가기도 했다. 최 실장은 스튜디오에서 손 사장에게 아는 척을 한 뒤 대화를 나눴고, 윤 전 시장은 이를 먼발치에서 지켜봤다.

A씨는 “조만간 인터뷰 날짜를 잡자는 최 실장의 말을 윤 전 시장이 믿었다”면서 다만 이후에도 출연시켜준다는 말만 수차례 했을 뿐, 실제 방송 날짜는 잡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윤 전 시장은 이 과정에서 활동비를 요구하는 최 실장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최 실장이라는 사람이 조주빈인지, 조주빈이 제3자를 통해 배후에서 조종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조주빈은 이날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손석희 사장, 윤장현 시장, 김웅 기자 등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이후 이들 3명의 이름이 언급된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 “조주빈이 처음에는 (텔레그램에서) ‘이것도 할 능력이 있다, 구해줄 능력이 있다’라는 식으로 소소한 사기행각을 벌였다”라며 “(조주빈이 언급한) 3명을 사기 피해자로 보고 사실을 확인하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착취물과 관련된 사항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영상=최민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