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이해찬에 반기…“참칭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것”

입력 2020-03-25 14:22 수정 2020-03-25 14:23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2번에 이름을 올린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25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라”는 발언을 에둘러 비판했다. 민주당이 직접 관여하는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정봉주 전 의원이 주도하는 열린민주당이 서로 문심(文心)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갈등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최 전 비서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탐욕과 기득권의 통합을 저지하는 것, 미래를 가로막는 세력을 타파하는 것, 한국보다 일본의 이익에 편승하는 무리를 척결하는 것. 그것이 제가 선거에 임하며 다짐하는 최고의 목표”라며 “참칭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감히 ‘미래’와 ‘통합’, ‘한국’을 참칭하다니”라고 덧붙였다.


최 전 비서관의 글은 겉으로는 미래통합당을 지적하고 있지만 속내는 민주당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앞서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각에서 민주당을 탈당한 사람들이 유사한 당명의 정당을 만들었는데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 것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열린민주당은 직격한 것이다. 열린민주당은 최근 19명의 비례 후보를 확정했다. 그 중 4~5명 가량이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이다.


이 대표는 열린민주당 대신 더불어시민당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 대표는 더불어시민당에 대해 “민주당이 전 당원 투표를 통해 참여한 유일한 비례연합정당이자, 문재인정부의 안정적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비례대표를 배출할 유일한 정당”이라며 “더불어시민당의 승리가 곧 민주당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민주당 뿐 아니라 청와대 내부에서도 최 전 비서관이 속한 열린민주당의 ‘대통령 마케팅’에 대해 불편한 기색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일각에선 더불어시민당과 민주당, 열린민주당이 나뉘어 권력 다툼을 하는 듯한 모양새를 부담스러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