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비상경영회의를 소집해 주요 임원진들에게 “직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24일 신 회장이 롯데지주와 BU(Business Unit) 주요 임원진과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 극복 전략에 대해 논의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고 25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심화한 불경기 상황에서 구조조정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자 신 회장이 직접 ‘안심하고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는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인 신 회장이 특별히 소집해 회상 회의로 진행됐다. 롯데그룹은 지난 1월 코로나 대응 TF팀을 만들어 운영 중인데 이번 회의는 TF와는 별도로 신 회장 지시로 이뤄졌다.
신 회장은 “지금도 위기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가 더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의 비즈니스 전략을 효과적으로 변화시켜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위기 대응 전략에 대한 주문과 함께 직원들의 안정적인 근무환경 조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본인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직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은 분명하지만 직원들이 동요하지 않고 시스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또 이번 회의에서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룹 전 계열사들이 국내외 상황을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사업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코로나19 사태가 올해 2~3분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그룹의 경영 계획 수정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재무 관리에 대해서 가이드라인을 세워 모든 계열사에 안내하고, 각 계열사별 상황을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있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 또한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시장 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롯데의 코로나 대응 TF는 롯데지주와 BU 주요 임원진, 실무자로 구성해 가동 중이다. 정기적인 회의 뿐 아니라 현안이 있을 때마다 신속하게 모여 대책을 협의하는 비상대책위원회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