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방구석 문화생활’…“코로나19 공포 이겨내자”

입력 2020-03-25 13:38 수정 2020-03-25 13:40
코로나19로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이 문을 닫은 가운데 사진 중앙에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작품인 스페인 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 보인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미술관 문은 닫혔지만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자가격리 등으로 불안과 우울감에 빠진 전세계 ‘관람객’들에게 주요 미술관들이 SNS 등을 통해 소장 작품을 공개하며 응원에 나섰다.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은 25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칠면조들이 넓은 정원에서 무리 지어 풀을 뜯고 있는 그림을 게시했다.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의 1840년 작품 ‘칠면조’(1840년작)다. 게시글에는 ‘#stayathome’(재택), ‘#museumfromhome’(집에서 미술관) 등의 해시태그가 달렸다.

오르세 미술관은 “미술관이 폐쇄되는 기간 동안 매주 특정 예술가가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소개할 것”이라면서 “이번 주는 미국의 화가이자 영화감독인 줄리안 슈나벨이 일곱 점의 작품과 그에 대한 생각을 전한다”고 밝혔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센터는 스페인 화가 후안 미로의 1918년 작품 ‘야쟈수가 있는 집’을 소개했다. 이 작품을 설명하는 글에는 ‘#DespiertaConArte’(예술과 함께 일어나세요), ‘#Elreinaencasa’(집에서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을), ‘#LaCulturaEnTuCasa’(당신의 집에서 문화생활을) 등의 해시태그가 붙었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 미술관이 코로나19로 폐쇄된 가운데 피라미드가 서있는 미술관 앞마당에 적막이 감돌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프랑스 루브르 미술관은 ‘#louvrechezvous’(집에서 루브르를),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은 ‘#pradocontigo’(프라도 미술관이 당신과 함께합니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소장 미술품을 소개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과 영국 대영박물관 등도 #museumathome 등의 해시태그를 달아 작품을 소개하며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통해 불안과 공포를 해소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에 따른 무료함과 외로움,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미술뿐만 아니라 클래식 음악과 팝 공연, 요가 클래스 등 온라인 문화생활을 택하는 이들은 늘어나고 있다.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과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은 전세계 애호가들이 당분간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팝가수 제니퍼 로페즈와 드레이크 등이 지난주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디너파티’를 열어 4000여명이 안전한 공연을 즐겼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