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에는 벚꽃 관광을 자제해 주세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국 봄꽃 축제가 줄줄이 취소됐다. 전국 자치단체는 봄꽃이 개화하면서 상춘객도 덩달아 늘 것으로 우려해 아예 꽃길의 관문을 막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강원도 강릉시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다음 달 열 예정이었던 경포벚꽃 축제를 취소한 데 이어 벚꽃 길 4.3㎞ 구간의 출입을 통제한다고 25일 밝혔다. 경포대는 오는 27일부터 4월 5일까지, 남산은 25일부터 4월 5일까지 각각 출입이 통제된다. 또한 경포대 인근 주차장 2곳도 같은 기간 폐쇄한다. 이 기간 경포대에선 지역 방범대 회원 20여명이 주차금지 안내 자원봉사를 한다. 남산에선 강남동통장협의회 등 8개 단체가 사회적 거리 두기 홍보를 한다.
곽연화 강릉시 홍보담당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외출자제 등 온 국민이 함께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며 “자동차를 이용한 벚꽃 구경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삼척 맹방 유채꽃 축제도 취소됐다. 다만 삼척시는 개별 상춘객의 방문은 막지 않기로 했다. 이 축제는 오는 27일부터 내달 23일까지 근덕면 상맹방리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매년 봄이면 근덕면 상맹방리 일대는 7ha에 펼쳐진 유채꽃과 바다, 7호선 국도를 따라 길게 늘어선 벚꽃이 한데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해마다 28만~30만명에 달하는 상춘객이 찾는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유채꽃밭 곳곳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소독을 하는 등 방역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최유정 삼척시 홍보담당은 “유채꽃밭이 워낙 넓어서 상춘객들 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해는 벚꽃 길목을 아예 막아버렸다. 경남 창원시는 전국 최대 벚꽃축제인 군항제를 취소한 데 이어 진해구 벚꽃 명소인 경화역, 여좌천, 안민고개, 내수면연구소, 제황산 공원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아름드리 벚나무 군락지로 매년 군항제 때마다 400만명이 몰리는 곳이다. 허성무 시장은 “이번 봄만은 진해 방문을 자제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대전지역 벚꽃 명소로 꼽히는 한국과학기술원은 지난 23일부터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될 때까지 지역 주민은 물론 교직원·학생 가족에 대해서도 캠퍼스 출입을 통제한다. 제주대는 벚꽃 개화기를 맞아 캠퍼스 곳곳에 만발한 벚꽃을 즐기려는 상춘객이 대거 방문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다음 달 5일까지 외부인의 학내 출입을 막는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