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연기, ‘드림팀’ 美 농구 대표팀 미칠 영향은?

입력 2020-03-25 11:15

도쿄올림픽 1년 연기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이에 따른 각 종목 우승후보들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도 관심을 받고 있다. 단체종목 참가팀 중 세계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미국 농구 대표팀, 속칭 ‘드림팀’의 거취도 세간의 관심사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25일(현지시간) 올림픽 연기가 미 농구 대표팀에 불러올 변화를 분석했다.

미 대표팀은 자국 프로농구 NBA 선수들로 구성됐음에도 조직력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을 7위로 마무리, 사상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이전에 비해 스타 선수들이 상당수 불참했지만 여전히 타국 대표팀에 비해 월등한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터라 치욕적인 성적이었다. 때문에 이번 올림픽은 일전의 ‘설욕전’ 성격이 강했다.

ESPN은 올림픽 연기로 미 대표팀 로스터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먼저 세대교체 가능성이다. 올림픽 2연패 경력의 NBA 대표스타 르브론 제임스는 내년 36세가 된다.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의 가드 크리스 폴도 마찬가지로 곧 36세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가드 스테판 커리, 브루클린 넷츠의 포워드 케빈 듀란트는 내년이면 33세다. 지난 시즌 NBA 득점왕과 도움왕을 각각 차지한 제임스 하든과 러셀 웨스트브룩도 32세가 목전이다.

도쿄올림픽 연기 시기에 따라 NBA 시즌과 일정이 충돌하거나 지나치게 가까워지면 이들을 차출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내년 도쿄올림픽이 열릴 가능성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건 여름이지만 봄에 열릴 가능성도 있어 다음 NBA 시즌에 곧장 이어질 수도 있다.

노장 선수 중 일부가 로스터에서 빠질 경우 자이언 윌리엄슨, 자 모란트, 트레이 영, 디애런 폭스 등 앞서 대표팀 44인 예비로스터에 들지 못했던 20대 초반 선수들에게 기회가 갈 수도 있다. ESPN은 미 대학농구의 경우 이미 시즌이 취소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학농구 선수들이 로스터에 추가될 수도 있다고 봤다. 본래 예비로스터 44인 중 최종 명단 12인 선정은 올 6월이나 7월 초에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미뤄진 이상 예비로스터부터 재선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부상 선수들의 복귀도 염두에 둬야 한다. 44인 로스터에 포함된 인물 중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가드 카이린 어빙은 부상에서 회복해 올림픽에서 뛸 가능성이 있다. 올 시즌 내내 부상으로 결장했던 케빈 듀란트 역시 뛸 수 있다.

미 대표팀 감독 그렉 포포비치(71)의 거취도 관심사다. 앞서 제리 코란젤로 단장은 지난 24일 자신과 포포비치 감독이 도쿄올림픽 기간 동안 남을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 앞서 코란젤로 단장은 올해가 자신이 대표팀을 맡는 마지막 해일 것이라고도 말했다. ESPN은 지난해 농구 월드컵에서 굴욕적인 성적을 거둔 포포비치 감독이 이대로 대표팀 감독 자리를 그만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예상했다.

주요 국가별 대표팀을 살펴봤을 때 올림픽 1년 연기가 가장 반가운 건 캐나다 대표팀이다. 캐나다 대표팀은 도쿄올림픽이 올해 강행돼 6월 예정됐던 올림픽 예선이 완전히 취소됐을 경우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본선 진출이 좌절될 수 있었다. 예선이 열리지 않으면 FIBA 국가별 순위로 올림픽 참가자격이 주어지나 캐나다는 현재 21위에 불과해서다. 부상 중인 골밑 주요전력 트리스탄 톰슨, 드와이트 파웰도 내년이면 회복이 유력하다.

반면 호주 대표팀은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올림픽에서 첫 메달 획득 후보였지만 주요전력인 앤드류 보거트(35), 패티 밀스(31), 매튜 델라베도바(29) 등의 나이가 전반적으로 많다. 다만 공격전개의 시발점인 벤 시몬스(23)가 부상에서 복귀 예정인 게 위안거리다. 지난 아시아컵 예선에서 세대교체를 단행했던 대한민국 대표팀은 일단 시간을 벌었다. 최근 경기에서 국제순위 100위권 밖인 태국을 상대로 고전했던 만큼 전력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