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보다 검사 많이 했다” 자랑에 “인구 고려하면 억지” 비판

입력 2020-03-25 09:00 수정 2020-03-25 09:14
한국 29만명 검사, 미국 30만명 검사
NPR “인구 차이 고려하면 올바르지 않은 비교”
한국 ‘170명 당 1명’, 미국 1090명 당 1명’
트럼프 “우리 검사가 더 좋다” 발언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과 관련해 폭스뉴스와 화상 타운홀미팅 형식의 인터뷰를 갖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우리는 짧은 기간에 한국보다 더 많이 검사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자화자찬에 미국 공영라디오 NPR과 AP통신은 팩트 체크를 통해 “올바르지 않은 비교”라고 반박했다.

특히 NPR은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30만 명 넘게 코로나19 검사를 했다고 밝혔다”면서 “하지만 한국 인구가 5100만 명이고, 미국 인구 3억 2700만 명을 감안하면 한국은 ‘170명 당 한 명’이 검사를 받은 것이며 미국은 ‘1090명 당 한 명’이 검사를 받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AP통신도 “미국에서 검사 수가 급증한 것은 환영할만한 뉴스지만 인구 차이를 고려할 때 한국과의 비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폭스뉴스와 가진 화상 타운홀미팅 형식의 인터뷰가 발단이 됐다.

동석한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조정관이 “미국 국민에게 잠시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서 “검사 과정의 개선에 따라 아마도 오늘까지 미국이 지난 8일 동안 한 검사가 한국이 8주 동안 진행한 것보다 더 많았다”고 말했다.

벅스 조정관이 “지난 8일 동안 우리는 한국보다 더 많은 검사를 했다”고 반복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처 알지 못했다”고 반겼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방금 데비로부터 처음 그 숫자를 들었다”면서 “여러분은 신문에서 이 내용을 읽지는 못할 것이다. 그들은 이런 것은 쓰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주류 언론을 겨냥한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벅스 조정관에게 “다시 한 번 말해줬으면 좋겠다”면서 “큰 숫자이기 때문”이라고 재촉했다. 그리고는 “우리는 짧은 기간에 한국보다 더 많이 했다”면서 “우리는 한국보다 큰 차이로 더 많이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벅스 조정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에 “한국은 (검사받은 사람이) 29만 명 정도이고 미국은 30만 명을 크게 웃돈다”면서 “우리는 지난 7∼8일 동안 이만큼 달성했다. 우리는 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매우 급속도로 (검사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높게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검사가 더 좋다. 대단히 정교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직히 말하면 나도 검사를 받았다”면서 “그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일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